루비오 “호르무즈 통행료·서비스 요금 불가”…이란·오만 구상 선 그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란과 오만이 검토 중인 호르무즈해협 통항 서비스 요금 부과 방안에 대해 “어떤 국가도 통행료나 요금을 부과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루비오 장관은 23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해협은 국제수로”라며 “어떤 국가도 국제수로에서 통행료나 요금(tolls or fees)을 부과할 수 없다. 이것이 현행 국제법이며, 전 세계 국제수로에서 적용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 국가들도 모두 우리에게 동의할 것”이라며 이란의 서비스 요금 구상을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같은 날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해협 통항 관리와 서비스 비용 청구 방안을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힌 직후 나왔다. 이란과 오만은 공동성명에서 양국 외부 산하 공동 실무그룹을 통해 “호르무즈해협의 향후 통항 관리와 관련 서비스 제공, 국제 기준에 따른 비용 청구 문제에 합의하기 위한 대화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란과 오만은 선박이 해협을 단순히 통과하는 대가인 ‘통행료’가 아니라 항로 관리나 안전 확보 등 실제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한 비용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명칭과 관계없이 선박 통항 과정에서 의무적으로 부과되는 요금은 사실상의 통행료라며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주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는 앞으로 60일 동안 호르무즈해협의 통행료 없는 통항을 보장하고, 이후 이란과 오만이 걸프 연안국들과 함께 해협의 장기적인 관리 및 해상 서비스 방안을 논의하도록 했다. 이 조항을 두고 미국은 무료 통항 원칙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란은 향후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비용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아랍에미리트를 시작으로 쿠웨이트와 바레인을 방문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내용을 설명하고 걸프 국가들의 우려를 달랠 예정이다. 이들 국가는 전쟁 중 이란의 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을 받은 데다, 이란의 동결자산 해제와 제재 완화로 확보된 자금이 군사력과 친이란 무장세력 지원에 사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 재건을 위한 3000억달러 규모의 투자기금 구상에 대해서도 “이란 지도부가 테러를 수출하는 혁명운동이 아니라 정상적인 국가가 되겠다고 결정할 경우에만 가능한 일”이라며 “미국 정부의 자금이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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