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불출마' 압박한 송영길… 전대 앞 李대통령 독대, 무슨 뜻?
연일 정청래 향해 불출마 압박
김민석 대신 선봉장 자처 분석
'3자 구도→결선 연대' 가능성
이르면 27일 출마 입장 밝힐 듯
친청 "'누군 안돼' 주장, 수준 떨어져"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6선 송영길 의원이 당권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비공개 만찬을 하고, 연일 정청래 대표를 향해 불출마를 압박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당 안팎에선 송 의원이 조만간 출마를 공식화하고 김민석 국무총리와 함께 정 대표 연임 저지를 위한 '반청(정청래)' 연대를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18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송 의원을 불러 비공개 만찬을 함께했다. 송 의원 측은 "두 사람의 정치적 인연이 깊다 보니 송 의원 국회 재입성을 계기로 만남이 추진된 것 같다"고 전했다. 송 의원은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대통령에게 자기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선거구를 넘겨주고 서울시장에 출마한 바 있다.
청와대나 송 의원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차기 전대를 앞두고 이뤄진 만남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6·3 지방선거 이후 수차례 정청래 지도부를 향한 경고성 메시지를 내온 이 대통령이 반청 선봉장을 자처해 온 송 의원에게 힘을 실어준 게 아니냐는 것이다. 또 다른 송 의원 측근은 "만찬에서 전대 얘기가 안 나올 수가 있겠느냐"고 했다. 이날 미국으로 출국한 송 의원은 이르면 27일쯤 출마 여부를 밝힐 예정이다.

송 의원은 최근 정 대표를 향한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21일 KBC광주방송에서 "정 대표가 정면으로 대통령과 싸우겠다고 출마하려는 것"이라며 불출마를 압박한 게 대표적이다. 22일에는 2022년 이 대통령의 대선 패배 직후 자신이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일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이 만류했지만 바로 다음날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고 했다. 정 대표 또한 지선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송 의원이 현직 총리 신분상 전면에 나서기 어려운 김 총리를 대신해 '정청래 저격수'를 자처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전남 고흥 출신 송 의원은 지선 이후 무려 네 차례나 호남을 찾으며 정 대표의 최대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반청 표심을 결집하는 데에도 속도를 내고 있기도 하다.
송 의원과 가까운 민주당 의원은 "송 의원이 전대에만 네 번이나 출마한 터라 호남 조직이 탄탄하다"고 했다. 친명(이재명)계에선 송 의원 출마로 3자 구도를 만들어 혹시 모를 정 대표의 과반 당선 가능성을 막고, 결선에서 자연스럽게 '반청 단일화' 효과를 노리는 구체적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한편, 정 대표와 가까운 조승래 사무총장은 이날 송 의원을 향해 "만약 당 대표로 도전한다면 비전을 말씀하시는 게 좋다"며 "(송 의원이) '누구는 된다, 안 된다' 가지고 논쟁하는 것은 전당대회 수준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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