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불출마' 압박한 송영길… 전대 앞 李대통령 독대, 무슨 뜻?

박준석 2026. 6. 24.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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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李 대통령과 관저 만찬
연일 정청래 향해 불출마 압박
김민석 대신 선봉장 자처 분석
'3자 구도→결선 연대' 가능성
이르면 27일 출마 입장 밝힐 듯
친청 "'누군 안돼' 주장, 수준 떨어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송 의원은 이날 국회의장 특사 자격으로 출국해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등을 만날 예정이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6선 송영길 의원이 당권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비공개 만찬을 하고, 연일 정청래 대표를 향해 불출마를 압박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당 안팎에선 송 의원이 조만간 출마를 공식화하고 김민석 국무총리와 함께 정 대표 연임 저지를 위한 '반청(정청래)' 연대를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18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송 의원을 불러 비공개 만찬을 함께했다. 송 의원 측은 "두 사람의 정치적 인연이 깊다 보니 송 의원 국회 재입성을 계기로 만남이 추진된 것 같다"고 전했다. 송 의원은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대통령에게 자기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선거구를 넘겨주고 서울시장에 출마한 바 있다.

청와대나 송 의원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차기 전대를 앞두고 이뤄진 만남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6·3 지방선거 이후 수차례 정청래 지도부를 향한 경고성 메시지를 내온 이 대통령이 반청 선봉장을 자처해 온 송 의원에게 힘을 실어준 게 아니냐는 것이다. 또 다른 송 의원 측근은 "만찬에서 전대 얘기가 안 나올 수가 있겠느냐"고 했다. 이날 미국으로 출국한 송 의원은 이르면 27일쯤 출마 여부를 밝힐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 16일 오후 전남 보성군 다비치콘도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 당선자 워크숍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송 의원은 최근 정 대표를 향한 공세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21일 KBC광주방송에서 "정 대표가 정면으로 대통령과 싸우겠다고 출마하려는 것"이라며 불출마를 압박한 게 대표적이다. 22일에는 2022년 이 대통령의 대선 패배 직후 자신이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일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이 만류했지만 바로 다음날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고 했다. 정 대표 또한 지선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송 의원이 현직 총리 신분상 전면에 나서기 어려운 김 총리를 대신해 '정청래 저격수'를 자처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전남 고흥 출신 송 의원은 지선 이후 무려 네 차례나 호남을 찾으며 정 대표의 최대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반청 표심을 결집하는 데에도 속도를 내고 있기도 하다.

송 의원과 가까운 민주당 의원은 "송 의원이 전대에만 네 번이나 출마한 터라 호남 조직이 탄탄하다"고 했다. 친명(이재명)계에선 송 의원 출마로 3자 구도를 만들어 혹시 모를 정 대표의 과반 당선 가능성을 막고, 결선에서 자연스럽게 '반청 단일화' 효과를 노리는 구체적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한편, 정 대표와 가까운 조승래 사무총장은 이날 송 의원을 향해 "만약 당 대표로 도전한다면 비전을 말씀하시는 게 좋다"며 "(송 의원이) '누구는 된다, 안 된다' 가지고 논쟁하는 것은 전당대회 수준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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