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100% 핵사찰 합의…거부하면 협상 취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을 전면적으로 수용하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이 미국과 핵사찰 재개에 합의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자, 사찰 수용은 후속 협상을 계속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며 “(그게 아니라면) 회담을 취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리딩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사찰단 방문 일정이 잡혀 있지 않다고 밝힌 데 대해 “그들은 틀렸다. 자신들이 틀렸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비공개 협상에서 우리에게 그렇게 말했다”며 “우리는 100% 사찰을 합의문에 명시해뒀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그들의 말이 맞는다면 나는 지금 당장 회담을 취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찰단이 언제 이란 현장에 들어가느냐는 질문에는 “적절한 시점에 투입될 것”이라며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펜실베이니아주 맥트럭 공장에서 열린 연설에서도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이번 합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이 일을 한 이유의 99%는 이란이 절대로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들은 이에 합의했고, 우리는 현재 꽤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군사작전으로 이란의 해군과 공군, 방공망, 미사일 능력과 핵 프로그램이 무력화됐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그들에게 어떤 핵 능력도 남겨두지 않고 있으며, 그들도 이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면 괜찮을 것”이라면서도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일을 끝내야 할 것이며, 아마 일주일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도 이란이 “장기간에 걸쳐 최고 수준의 핵사찰을 받는 데 전적으로, 완전히 합의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이란이 여기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추가 협상은 없었을 것”이라며 이란의 사찰 수용 등을 근거로 이란 항구와 선박에 대한 미국의 해상 봉쇄를 해제했다고 밝혔다.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도 전날 스위스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의 첫 고위급 후속 회담 뒤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을 다시 초청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은 사찰단이 이르면 이번 주 이란 핵시설에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은 핵사찰과 관련해 새로운 의무를 수용하지 않았다며 미국의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과 회담한 적도 없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공격으로 손상된 나탄즈, 포르도, 이스파한 등의 이란 핵시설을 국제원자력기구가 사찰하도록 할 계획도 없다”며 “핵 문제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미국의 범죄적 군사 공격으로 인해 접근이 중단되었던 시설들에 대한 사찰 재개 여부는 향후 60일간의 협상 과정과 그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현재로는 부셰르 핵시설 등 기존에 진행되어 온 시설에 대한 사찰만 유지될 뿐 새로운 약속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우리는 그들이 무엇에 합의했는지 알고 있다”며 이란의 부인을 국내 정치용 발언으로 해석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이 합의한 것을 이행하면 절차가 진전될 것이고, 이행하지 않으면 대통령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일본 엔에이치케이(NHK) 인터뷰에서 사찰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밝혔지만, 이란이 구체적인 사찰 계획에 동의했는지나 사찰단에 어느 수준의 접근을 허용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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