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내리막… 3조 사들인 서학개미 ‘발동동’

미국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 주가가 하루 만에 16% 폭락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곡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 상장 이후 약 3조원을 사들였다.
23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 22일 16.43% 폭락한 154.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7일 4.95%, 18일 3.56% 하락한 데 이어 낙폭이 급격히 커졌다. 이날 하루 스페이스X 시가총액은 약 4000억달러(615조원) 증발했다. 중국 딥시크 충격으로 엔비디아 시총이 하루 800조원쯤 사라진 이래 미 증시 사상 둘째 기록이다.
◇하루만에 시총 615조원 증발
스페이스X의 회사채 발행 계획 공개가 주가 폭락의 도화선이 됐다. 지난 12일 기업공개(IPO)로 750억달러를 조달한 스페이스X가 열흘 만에 최소 200억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투자자들이 주식을 내던진 것이다.
외신들은 스페이스X가 5~10년물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며, 회사채 발행으로 모은 돈은 스페이스X의 사업 부문인 X(옛 트위터)와 xAI의 부채 상환과 투자를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이어져 AI발 부채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에서 스페이스X가 다시 리스크를 자극했다. 가뜩이나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 기조로 선회하면서 국채 금리 상방 압력이 커졌는데, 대규모 회사채 발행은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깊게 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날 스페이스X 산하의 소셜미디어 X가 한때 대규모 접속 장애가 발생한 점도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다운디텍터에 따르면 X는 이날 오전 9시쯤 접속 장애가 시작돼 오전 10시쯤에는 미국 내에서만 3만4000여 건의 장애 보고가 접수됐다.

◇3조원 순매수한 개미들 비명
스페이스X 주가는 지난 12일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사흘간 급등했다가 사흘간 급락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공모가 135달러로 데뷔한 스페이스X는 12일 19.22% 폭등한 이후 15일(19.6%), 16일(4.83%)에도 급등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뒤따른 3일 동안 내리 하락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비명이 나오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 투자자는 지난 12일 스페이스X 상장 이후부터 지난 22일까지 19억4960만달러(약 3조원)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전체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 1위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이모(31)씨는 “스페이스X가 상장 직후 폭등한 만큼 약간 조정을 받는다고 생각했는데, 난데없이 회사채 발행 소식에 하루 만에 16% 넘게 폭락할 줄은 몰랐다”고 했다.
하지만 거대 기술주의 상장 직후 하락이 낯선 일이 아니다. 2012년 페이스북(현 메타)은 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주 IPO로 주목받았지만, 상장 후 수개월 만에 주가가 반토막 나기도 했다.
스페이스X 또한 상장 이전부터 주가 변동성이 심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았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데이터센터 건설 등 AI 부문의 막대한 자본 지출로 49억3000만달러의 대규모 순손실을 낸 적자 기업이다. 금융 정보 업체 모닝스타는 이달 초 현금흐름할인법(DCF·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현금 수익을 현재 시점의 가치로 환산해 적정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평가 기법)을 근거로 스페이스X의 적정 기업 가치를 현재 시총(약 2조달러)의 절반에 못 미치는 7800억달러로 평가하기도 했다.
주가 조정에도 스페이스X가 독보적인 시장 위치를 가지고 있다는 시각은 여전하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8일 스페이스X 회사채에 Baa1 등급을 부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 보도했다. 10년 전 무디스가 엔비디아에 처음 매겼던 등급과 같고, 스타벅스 등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대형 소비재 기업들과 같은 등급이다.
임팩스자산운용의 채권 부문 CIO 로스 팸필론은 블룸버그에 스페이스X 회사채 인수를 검토 중이라면서도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라는 강력한 위성 사업에 xAI라는 현금을 잡아먹는 구조가 함께 붙어 있는 형태”라며 “우주 데이터센터나 글로벌 통신망 등 청사진은 매력적이지만, 머리로 이해하기보다는 믿음으로 가야 하는 영역”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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