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美 금리 인상 가능성에 ‘高환율’

선정민 기자 2026. 6. 2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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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너무 과하다” 구두 개입
원·달러 환율이 장중 1541.7원까지 오른 23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환전소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환전을 하고 있다. /뉴스1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보름 만에 장중 1540원 선을 넘으면서 고환율 우려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국무회의에서 “(환율) 1500원 중반대는 펀더멘털(한국 경제 기초 체력)에 비해 너무 과하다”고 구두 개입을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원화 환율이 우리 경제 체력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는 정부 진단에는 동의하면서도,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예고로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저절로 원화 환율이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방심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외국인 순매도가 무역 흑자 상쇄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개장 직후 달러당 1541.7원으로 올라갔다. 환율이 장중 1540원을 넘은 것은 지난 8일 이후 15일 만이다. 이날 환율은 2.1원 오른 1539.1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최근 환율 상승의 주범으로는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가 꼽힌다.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지난 22일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한국 증시에서 총 69조7000여억 원을 순매도(매수보다 매도가 많은 것)했다. 이 기간 하루 평균 순매도액이 2조2000억원을 넘는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175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15일의 조업일당 기록된 11억6000여 만 달러(약 1조8000억원)의 무역수지 흑자 효과가 외국인 순매도로 상당 부분 약화된 셈이다. 최진호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수출 기업들이 한·미 무역 협상에 따른 대미 투자 등을 위해 달러 환전을 미루면서 계속 보유하고 있는 상황도 외환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美 금리 인상 가능성도 걱정”

최근 강달러 기조도 환율에 악영향을 미쳤다. 케빈 워시 신임 의장 체제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앞으로 물가 안정에 전념할 것”이라며 향후 금리 경로를 인하에서 인상으로 뒤집은 이후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6일 99.54에서 22일 101.02로 올랐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의 새로운 걱정거리로 떠오르면서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개시라는 환율 안정 호재까지 약화시킨 셈”이라고 했다. 강달러에 주요국도 비상이 걸렸다.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2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인 161.93엔으로 올라가자,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심야 온라인 협의를 하며 환율에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대체로 원화 환율이 연말로 가면서 서서히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진욱 씨티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2일 “원화 환율은 향후 3개월간 1480원 안팎을 나타낸 뒤, 6~12개월 중 1450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도 이달 초 전망에서 연말 1420원의 환율을 점쳤다. 다만 JP모건이 최근 전망에서 연말 1560원을 예상하는 등 일부는 환율 상승을 내다보기도 했다.

최근 미 증시에 상장한 스페이스X에 이어 앤스로픽, 오픈AI 등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예고된 점은 또 다른 변수로 지적된다. 미국 투자금을 국내로 되돌리기 위한 ‘국내시장 복귀계좌(RIA)’의 100% 세제 혜택 기한이 지난달 말로 종료된 가운데 자칫 서학개미의 미국행(行)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기술주에 대한 서학개미의 신뢰가 여전한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주도 장세가 주춤할 경우 투자금이 다시 미국으로 향하면서 환율이 치솟을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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