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최고 수준 핵 사찰 합의”…이란은 아니라는데
이란 “핵 사찰 관련 약속 없었다”
결국 트럼프 등판 “아직 함대 남겨 둬”

이란 쪽이 핵시설 사찰 계획이 없다고 밝힌 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은 최고 수준의 핵 사찰을 전적으로 수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반박하며 그렇지 않았다면 합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이란은 먼 미래(사실상 무기한!!!)까지 최고 수준의 핵 사찰을 수용하기로 전적으로 합의했다 (…) 만약 그들이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더 이상의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이것(핵 사찰)과 이란이 하고 있는 기타 주요한 양보들에 근거해서 나는 호르무즈해협을 열어두고 추가적인 해상 봉쇄를 하지 않기로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봉쇄 재개 상황에 대비해 모든 함선은 제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현시점에서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앞서 이날 이란 정부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 사찰을 받을 계획이 없다고 밝힌 데 대한 반박 차원으로 풀이된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손상된 이란 핵시설을 사찰하는 데에 합의했다’는 제이디(JD) 밴스 부통령의 전날 발언을 두고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핵시설에 대한 사찰 프로그램은 없으며, 여기 관련해 어떤 규약(프로토콜)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밴스 부통령 발언 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도 “이란과 협의해 사찰 진행 방식을 조정할 생각”이라고 화답했지만, 이란 쪽에서 국제원자력기구와 논의한 바 없으며 사찰을 허용할 뜻도 없다고 해 무색한 상황이 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핵 사찰 문제는 애초 이란과 합의됐던 사안인데 이란 쪽에서 국내용 여론전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반론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재무부가 해제하는 자금 또는 제재는 미국이 통제하는 에스크로 계좌에 들어가며, 우리의 위대한 미국 농부들이 생산한 옥수수, 밀, 대두를 포함해 미국에서만 식품과 의약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며 “협상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회견서 ‘이란 동결자금으로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하게 될 것’이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두고 “이란 문명의 파괴와 체제 붕괴를 선언했던 그들의 전쟁 철학과 목표가 이젠 미국 농부들을 더 부유하게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 자못 흥미롭다”며 비꼬았다. 그러면서 “동결 해제된 이란 자산 사용은 우리가 직접 결정할 것”이고 “어떤 제약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이란 탄도미사일을 제한해야 한다는 논의가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이란의 방어 및 미사일 역량은 단 한 번도 우리의 회담 내용에 포함된 적 없으며, 앞으로도 결코 협상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글에는 미사일 관련 언급은 없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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