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인사이드아웃] 부총리 비서관 출신들의 재경부 탈출… 삼성·SK로

세종=박소정 기자 2026. 6. 2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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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정경제부에서 '부총리 비서관'을 지낸 과장급 인사들의 민간 기업 이직이 이어지고 있다. 관가에선 "민간 기업에 비해 공무원 처우가 좋지 않은데다 재경부 위상도 예전같지 않아 핵심 인력들이 탈출하는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재경부 전략경제정책국 A 과장은 조만간 사의를 표명하고 SK로 이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역대 부총리 비서관 출신 상당수는 이후 핵심 과장·국장 보직을 거치며 재경부 정책 라인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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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정경제부에서 ‘부총리 비서관’을 지낸 과장급 인사들의 민간 기업 이직이 이어지고 있다. 행선지는 삼성·SK 등 국내 대표 대기업이다. 부총리 비서관은 재경부 내에서 향후 국장·실장급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에이스’들이 발탁되는 자리로 알려져 있다. 관가에선 “민간 기업에 비해 공무원 처우가 좋지 않은데다 재경부 위상도 예전같지 않아 핵심 인력들이 탈출하는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정부세종청사 재정경제부. /뉴스1

재경부 전략경제정책국 A 과장은 조만간 사의를 표명하고 SK로 이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고시 46회인 A 과장은 옛 기획재정부에서 ‘여성 최초’ 타이틀을 여럿 단 인물이다. 그는 여성 처음으로 부총리 비서관에 발탁됐고, ‘환율 야전 사령관’으로 불리는 외화자금과장도 여성으로서 처음 지냈다. 그는 조만간 설립될 한국형 국부펀드의 초안을 마련하는 작업을 마무리 짓고 있다.

국제금융국 B 과장 역시 곧 삼성전자 이직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기획 업무를 맡게 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시 48회 출신인 그는 우리나라 거시 경제 전반을 분석하는 경제정책국과 국제금융국을 거친 인물이다. 삼성그룹은 김이태 삼성카드 대표, 이병원 삼성전자 부사장 등 옛 기재부 출신 경제 관료들을 주요 보직에 기용해 왔다.

두 사람은 ‘부총리 비서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A 과장은 추경호 전 부총리, B 과장은 최상목 전 부총리의 비서관이었다. 부총리 비서관은 예산·세제·금융·거시 정책을 한눈에 보고, 각종 현안을 부총리 눈높이에서 조율하는 일을 한다. 청와대·국회·타 부처와의 접점도 넓어 재경부 내부에서는 국장급 이상으로 성장하기 전 거치는 ‘엘리트 코스’로 여겨져 왔다. 실제 역대 부총리 비서관 출신 상당수는 이후 핵심 과장·국장 보직을 거치며 재경부 정책 라인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이들이 줄줄이 민간 대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정부 내에선 차세대 간부 후보군을 잃고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후배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허탈감이 감지된다. 한 재경부 사무관은 “민간으로 먼저 나가는 사람이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자조 섞인 이야기가 나온다”고 했다. 또 다른 과장급 공무원은 “무조건 높은 자리까지 올라갈 거라 생각했던 이들이 떠나는 것이어서 충격이 크다”며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공무원들이 지속적으로 민간 기업으로 이직하는 이유로는 갈수록 벌어지는 보수 격차가 지목된다. 공무원 노조에 따르면 민간 대비 공무원 보수 수준은 80%대 초반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가 매년 공무원 처우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대책은 주로 7·9급 저연차 공무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게다가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일부 대기업의 성과급 잔치는 이런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과거 같지 않은 재경부 위상도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 정책을 총괄하던 옛 기획재정부는 ‘권한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올해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쪼개졌다. 특히 재경부는 예산 기능이 빠져나가고 금융위원회의 국내 금융 정책 기능 통합도 관철시키지 못하면서, 정책 조정력도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민간행이 더 이상 공직 커리어의 종착점으로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다. 과거에는 공직을 떠나면 다시 돌아오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민간 경험을 쌓은 뒤 장관급으로 복귀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25년간 몸담은 공직을 떠나 두산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두산에너빌리티 최고경영자에 오른 뒤 산업부 장관으로 지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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