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꾼’ 김지석 “♥이주명 덕분에 제가 더 넓어졌어요”[인터뷰]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졌다. ‘이주명’ 이름 석자에 자신의 진심을 한자 한자 꾹꾹 눌러담아 털어놓는, 배우 김지석은 ‘사랑꾼’이었다.
“(이주명 덕분에)제가 많이 변한 건 사실이에요. 마음이 조금 더 넓어졌고 제 상황을 고수하기 보다는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더 커졌죠.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조심스러워요. 한 남자, 한 여자로선 열애가 공개된 게 예전보다 편해진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늘 조마조마하면서 숨어서 만나는 것보다는 한결 가벼워진 마음도 있지만 둘 다 배우이기 때문에 두렵기도 하더라고요. 혹시나 각자 연기하는 작품이나 캐릭터에 우리의 개인적인 이슈가 덧입혀질까봐요. 어떤 수식어에 갇힐 수도 있고. 그래서 얘기를 꺼내는 걸 좀 지양하려고 하긴 해요.”
김지석은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OTT플랫폼 넷플릭스 새 영화 ‘남편들’(감독 박규태)로 14년 만에 영화로 컴백한 소감부터, 빌런 연기에 도전한 뿌듯함, 이주명에 대한 응원까지 다양한 질문에 신중하게 답했다.

■“빌런 ‘마도준’ 役, 십수년 만에 다시 귀걸이도 해봤죠”
‘남편들’은 범죄 조직에게 납치당한 아내를 구출하기 위해 얼떨결에 힘을 합친 전남편 충식(진선규)과 현남편 민석(공명)의 예측불허 구출 대작전을 그린 코미디 액션 영화로, 김지석은 극 중 패셔너블한 빌런 마도준 역을 맡았다.
“제 연기 인생 중 가장 화려한 역이었어요. 귀걸이, 목걸이, 반지를 끼고 총천연색 쨍한 의상을 입는데 평소 제가 패셔니스타가 아니라서 배역으로나마 대리만족을 했어요. 그렇게 화려한 의상을 입고 연기하다가 현장에서 퇴근할 때 제 옷으로 갈아입으면 굉장히 초라한 느낌까지 들었고요. 촬영 당시엔 ‘마도준’에 심취해서 사석에 나갈 때 십수년만에 귀걸이를 착용했는데 주변에선 ‘왜 그래?’라며 반응이 안 좋았거든요. 그때 ‘아, 내가 너무 안 꾸미고 다녔구나’ 깨달았어요.”

그는 극 중 아내 ‘혜란’(이다희)과 빌런 커플로 등장해 강렬한 연기를 펼친다.
“작품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긴 했지만, 그럼에도 저와 이다희를 두고 ‘한국판 조커와 할리퀸의 만남’이라고 해줘서 기뻤어요. 영광이었고 분에 넘치는 평가라 감사했고요. 또 전세계 시청자들로부터 각 나라 언어로 SNS에 댓글이 달리니 신기하더라고요. 14년 만의 영화 컴백작인데, 넷플릭스라서 다르긴 다르던데요? 하하.”

■“이주명도 ‘이다희와 잘 어울린다’고, 그 어떤 칭찬보다 기뻤죠”
이주명도 ‘남편들’을 바로 시청했다고 귀띔했다. 그의 반응이 궁금했다.
“열마디 말보다 그의 딱 한마디가 정말 좋았어요. ‘이다희와 정말 잘 어울린다’고 해줬거든요. 질투한 건데 못 알아들은 건 아니냐고요? 에이, 작품으로 얘기해준 거라 절대 아니에요. 캐릭터로 칭찬한 거라 그 어느 칭찬보다 좋았고요. 서로 연기에 대해선 딥하게 터치하는 편은 아니라서 그 정도 얘기해준 것만으로도 기뻤죠.”
이주명이 출연하는 JTBC ‘신입사원 강회장’도 본방사수하며 응원한다고 말했다.
“저도 그 작품 본방사수하고 있어요. 그리고 피드백은 좋은 것만 얘기하려고 하고요. 연애 유무를 떠나서 전 동료들에게 굳이 부정적인 의견이나 선 넘는 얘기를 안 하려고 하거든요. 대신 좋은 칭찬이 있으면 2-3배 더 좋다고 얘기하고요. 작품 전체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어요. 재밌다고요.”
배우로서 나이를 먹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살짝 내비쳤다.
“이제는 교복 입는 연기는 못할 것 같아요. 다른 배역은 무엇이든 해도 교복 입는 학생 연기는 못하겠다 싶었던 게, 공명이 나오는 ‘고백의 역사’ 시사회에서 작품을 보고 확 느껴지던데요. ‘나도 한때 교복 입고 연기를 했는데, 이젠 쉽게 돌아올 수 없는 배역이 됐구나’라고 느껴서 아쉬웠죠. 대신 인간적으로 더 깊어졌기 때문에 그 나름의 강점이 있겠죠. 하하. 앞으로도 좋은 작품 안에 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내 매력과 장기를 알았으니, 좋은 작품 안에서 쓰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것 같습니다.”
‘남편들’은 넷플릭스서 스트리밍 가능하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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