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협상 시작하자마자…美, 이란 원유판매 제재 60일간 면제

도현정 2026. 6. 23.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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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앞줄 왼쪽)과 중재국인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가운데),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 겸 원수(5성장군)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미국과 이란의 종전 본협상 진행을 앞두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이란이 미국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과정에서 얻어낸 원유 관련 제재 해제가 22일(현지시간)부터 적용됐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스위스에서의 생산적 회담의 일환으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롭고 개방된 통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재입국 수용을 약속했다”며 “재무부는 이란산 원유의 생산, 인도, 판매를 허용하는 60일짜리의 임시 일반면허를 발급했다”고 게시했다.

일반면허 발급은 이란이 국제 무대에서 아무런 제재 없이 원유와 석유, 그 파생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뜻이다. 이는 미국과 이란의 본협상이 진행되는 60일 동안만 적용되는 것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란이 MOU 체결 이후 스위스에서 진행된 첫 후속 협상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허용하고,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유지하는 등 일정 부분 선의를 보인 것에 대한 상응하는 차원임을 강조했다.

재무부의 제재 면제는 미 동부시간 기준 8월 21일 0시 1분까지다.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제재 면제 기간 이란은 원유 제품을 판매하고 대금을 달러화로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란이 당장 원유 수출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전쟁 기간 미군의 해상 봉쇄로 수출이 제약받으면서 원유 저장시설이 포화돼, 일부 유정(油井)은 폐쇄됐을 가능성도 지적된다.

그러나 이란이 글로벌 시장에서 원유를 제 값 받고 팔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만으로도 이란에는 상당한 경제적 이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은 그동안 미국의 제재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원유, 석유를 팔 수 없었고, 이에 ‘그림자 선단(제재를 피해 암거래하는 선박)’을 통해 중국 등에 저가에 원유를 판매해왔다. 사실상 중국이 미국의 제재로 인해 값이 싸진 이란산 원유를 대거 구매하며 경제적 이득을 누려왔다.

미 재무부는 이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이를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로, 지난 3월 해상에 묶여있는 이란산 원유에 한해 일시적으로 판매를 허용한 바 있었다. 당시에도 달러화 결제는 허용되지 않았지만, 이번 제재 해제는 달러화 결제까지 가능하게 했다. 이는 이란의 외화 수급난을 안정시키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재무부에서 이란 제재를 담당했던 미아드 말레키의 분석을 인용해 이번 조치가 핵 활동 관련 제재뿐 아니라 테러 활동을 겨냥한 제재로부터 이란 중앙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들을 제외하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말레키 전 담당관은 “이번 한시적 제재 면제는 미 의회가 지난 20년 동안 구축해 온 대(對)이란 제재 체계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난다는 의미”라고 WSJ에 말했다. 이에 WSJ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의 일부를 포기하기 전에 상당한 경제적 혜택을 얻고 있다는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의 대니얼 태넌바움 선임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에 이번 제재 완화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체결됐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1기 때 폐기한 이란 핵합의(JCPOA)에 견줘 성급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태넨바움 연구원은 “JCPOA가 체결됐을 때 제재 완화가 즉시 제공된 게 아니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그것(JCPOA)은 IAEA가 핵 관련 의무 이행을 확인한 지 6개월 뒤인 ‘이행의 날’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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