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평가가 더 높아진 李… 명청 갈등·자산 양극화 영향

김태준 기자 2026. 6. 23.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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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지지율 5주 연속 하락세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 아래로 떨어지는 ‘데드 크로스(Dead Cross)’ 여론조사 결과가 또 나왔다. 취임 1년을 갓 지난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여권 내 명·청 갈등으로 인한 일부 지지층 이탈,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논란으로 인한 중도층 민심 이반, 부동산·주식 등 자산 격차 심화로 인한 청년층의 박탈감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청와대는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래픽=정인성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5~19일 18세 이상 전국 25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2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 국정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람은 46.7%, 부정적으로 평가한 사람은 49.7%였다. 격차가 오차범위(±2%포인트) 이내지만 취임 12개월 만에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른 셈이다.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5월 둘째 주 60.5%를 기록한 후 5주 연속 하락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서, 정치 성향별로는 중도층, 세대별로는 20·30대에서 10%p 이상 하락했다.

앞서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3~15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49%)가 긍정 평가(47.6%)를 앞질렀다. 리얼미터 조사 기준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후 15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후 19개월, 윤석열 전 대통령은 취임 후 6주 만에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질렀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 대통령이 ‘일을 못 한다’고 생각해서라기보다, ‘민생이 아닌 딴곳에 정신이 팔려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했다. 윤 실장은 “이 대통령의 관심사가 본인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 전당대회 주도권에 치중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태도가 중도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여권 내에서도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권 내 경쟁이 과열되자 “이제 겨우 집권 2년 차”라며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어지는 분열과 갈등에 큰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자산 시장 양극화를 지지율 하락 이유로 꼽았다. 배 소장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는 중장년 보유 비율이 높고, 청년층은 상대적으로 소형주를 많이 가지고 있는데 대형주 위주로 상승하는 최근 장세는 청년층에게 박탈감을 안기고 있다”고 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초과세수를 미래 세대를 위한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는데 최근 20·30대 지지율 하락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여론조사 응답자의 변화를 이유로 꼽기도 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지방선거 전 여권의 압도적 우세 분위기 때문에 보수층 유권자가 여론조사를 피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지방선거 이후엔 적극 응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야권 논의의 중심이 오세훈·한동훈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과 대통령·여당의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선거 이후 두 차례 기자회견과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통해 지지율 반등을 꾀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그동안 이 대통령은 지방선거 결과와 지지율 하락세와 관련해서 국정 기조를 바꿀 생각이 없음을 강조해왔다. 선거 직후인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선 “사실 너무 쉽게 생각한 측면도 있다. ‘이렇게 열심히 했고 내가 나쁜 짓 한 것도 아니고 최소한 뭐 버리기야 하겠어’라는 마음이 없었던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국정 기조와 관련해 “바뀔 게 없다”고 했다. 지난 19일 유럽 순방 관련 기자회견 때도 “국정은 변한 것이 없다. 제일 큰 건 ‘먹고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뭘 가지고 싸우냐’는 거다”라며 극심한 당내 갈등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날 “최근 지지율 변동은 민생 경제 상황에 대한 국민의 체감과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평가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본다”며 “이를 엄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국민께서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바라고 계신지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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