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범인 찾기

한규빈 2026. 6. 23.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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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규빈 경제스포츠부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지난 19일(한국 시간) 멕시코 자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0-1로 분패하면서 토너먼트 진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체코에 2-1로 역전승을 거두며 16년 만에 개막전 승전고를 울렸지만 멕시코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최종전에서 승점을 획득해야만 자력으로 32강 티켓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일명 범인 찾기가 다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김승규와 이기혁이 공중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서로 충돌하며 루이스 로모에게 선제골 겸 결승골을 허용하는 빌미가 됐는데 이를 두고 어떤 선수의 책임인지를 따져 묻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팬들은 모델 김진경의 유튜브에 남편인 김승규를 비난하는 댓글을 쏟아냈고, 이기혁과 동명이인인 배우의 인스타그램에도 악플을 남겨 선수를 넘어 가족과 제삼자에게까지도 상처를 입히고 있다.

하지만 축구를 비롯한 모든 스포츠에는 승패가 존재하고 그 결과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가 실수다. 잔인한 일이지만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어 실수를 유도해야만 득점을 얻어내고 더 나아가 승리에 다다른다. 특히 김승규와 이기혁은 체코전 승리의 주역이었다. 김승규는 후반 막판 아담 흘로제크와 미할 사딜레크의 연속 슈팅을 저지하며 수호신 역할을 했고, 이기혁도 성공률이 94%에 달하는 58회의 패스를 찔러넣으며 공수 양면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패배라는 아픔의 중심에 이들이 있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승리라는 기쁨의 중심에도 이들이 존재했다. 비록 치명적인 실수로 패배하기는 했으나 개최국의 특성 탓에 일방적인 흐름이 예상됐던 멕시코전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친 데도 이들의 비중을 무시할 수 없다. 실수를 만회할 기회도 충분하다. 홍명보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상대로 비기기만 해도 A조 2위가 확정된다. 김승규와 이기혁은 곧장 충격을 털어내고 훈련에 나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두 번의 실수는 없다는 승리를 향한 비장한 각오도 함께다.

홍명보 감독이 이들을 다시 선발로 낙점할 가능성도 크다. 이번 대회부터 본선 규모가 48개 국가로 확대되면서 조별리그 경기 간격이 넓어져 충분한 휴식이 보장된다. 이미 정신적으로는 훌훌 털어냈기에 체력적으로만 잘 회복하면 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응원 단 하나뿐이다. 월드컵은 현재진행형이고 홍명보호에는 최소 한 경기에서 최대 여섯 경기가 남아 있다. 비판은 잠시 미뤄두고 선수들을 향한 성원이 필요하다. 부디 홍명보호의 마지막 경기가 종료되기 전까지는 선수들이 계속해서 상대의 실수를 유도해 득점을 터트리고 승전고를 울리며 더 오래 북중미에 머무를 수 있도록 팬들의 뜨거운 응원으로 힘을 더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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