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살해’ 장윤기, 첫 재판서 계획범죄 시인

안세훈 기자 2026. 6. 22. 21:3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범행 후 옷 세탁·이발까지
도주·증거인멸 ‘용의주도’
‘자격증 도전’ 의견서 제출
"성범죄 고의는 추후 표명"
포장윤기가 지난달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포토라인에 서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 도심에서 성범죄 목적으로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23)가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했다.

광주지법 형사13부(이정호 부장판사)는 22일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윤기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장윤기 측은 수사 단계와 달리 범행의 계획성을 인정했다. 강간 목적의 살인이었는지 여부는 다음 재판으로 입장을 미뤘다.

앞서 장윤기는 지난달 5일 오전 0시10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에서 귀가하던 고(故) 이채원(17)양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장에서 비명을 듣고 달려온 남고생(17)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도 기소됐다.

또 같은달 3일 직장 동료인 20대 외국인 여성 A씨의 집에 침입해 13시간동안 감금하며 성폭행하고 이어 스토킹한 혐의도 받는다. 공소사실에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지난해 6월부터 7월 사이 7차례에 걸쳐 지역아동센터 방문 학생의 다리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도 포함됐다.

장윤기 측 법률대리인은 "이양 살해, 남고생에 대한 살인미수, A씨와 관련된 공소사실도 인정한다. 앞서 수사기관에서는 부인해왔던 계획 범행에 대해서도 입장을 바꿔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양에 대한 살인의 목적이 강간 등이었는지는 다음 재판에서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장윤기는 변호인 의견에 동의하는지를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네 맞습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참여재판을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오"라고 답했다.

검찰은 시간 순으로 장윤기의 구체적 범행 과정을 공개했다.

장윤기는 지난달 3일 자신이 스토킹하던 식당 종업원 동료인 A씨의 자택에 침입해 13시간 동안 감금·감시하면서 성범죄를 저질렀다. 제압 과정에서 목 부위에 전치 3주 부상도 입혔다.

이후 A씨가 함께 일하던 식당에 구조 요청을 한 사실을 알자, 흉기와 장갑을 미리 구입하고 A씨를 찾아다녔다. 도주까지 염두하며 현금 100만원을 인출해 외박 준비를 했다.

경찰에 스토킹 신고를 한 A씨가 신변 보호 속에서 광주를 떠난 뒤에도 장윤기는 30시간여 동안 16차례에 걸쳐 A씨가 일한 식당과 자택을 찾아 다녔다. 이 과정에 휴대전화를 끄고 USIM(회선 개통용 IC카드)칩을 제거하는 용의주도함을 보이기도 했다.

A씨를 발견 못한 장윤기는 도심 번화가에서 귀가하는 이양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이양이 걸어가던 1.2㎞를 자가용으로 뒤따라가다 앞서 가길 반복했다. 장윤기는 인적 드문 대로변 갓길에 서 있던 대형 화물차 앞에 자가용을 숨긴 뒤 이양을 기다렸다.

이후 옆을 지나가던 이양을 뒤에서 접근해 제압한 장윤기는 성범죄를 하려 자신의 차량으로 끌고 가려 했으나, 저항하는 이양을 결국 잔인하게 살해했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이를 보고 달려온 남고생에게는 '119에 신고해달라'며 부탁한 뒤 휴대전화를 든 남고생을 돌연 흉기로 공격해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범행 이후 장윤기는 세탁방에 들러 자신의 옷을 세탁하거나 미용실에 들러 이발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은 "장윤기의 범행은 대법원 특별 가중 양형 인자에 해당한다"면서 "장윤기가 수형 생활 중 제출한 진술서에는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겠다'는 내용도 있다. 이양의 시간은 영원히 멈췄는데 장윤기는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 이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유족의 고통을 헤아려 달라"며 엄벌을 거듭 강조했다.

검찰은 블랙박스 영상과 전자 정보, 부검감정서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생존 피해자들과 유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7월 13일로 지정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