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지자체들 “돈 없다” 아우성…공약사업 이행에도 차질 불가피

이종섭 기자 2026. 6. 22. 21:1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출범 앞둔 ‘민선 9기’ 2제
“치적 쌓기 대형 사업 벌인 결과”
박정현 민선 9기 대전시장직 인수위원장이 22일 중구 선화동 인수위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 재정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인수위원회 제공


민선 9기 광역자치단체들이 출범 전부터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에만 수천억원 부족이 예상돼 기존 사업들은 물론이고 새로 취임하는 단체장 공약사업까지 재검토해야 하는 실정이다.

박정현 민선 9기 대전시장직 인수위원장은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시 재정이 사실상 파산 위기에 직면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인수위에 따르면 대전시가 올해 계획된 사업들을 그대로 추진할 경우 5482억원 재원 부족이 발생한다. 내년부터는 연평균 6955억원의 예산 부족 상황에 맞닥뜨린다. 지방채도 늘어 2022년 말 1조원 규모이던 채무액이 지난해 말 1조5800억원으로 불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인수위는 대형 토목·건축 사업 남발, 국비 확보를 외면한 시비와 지방채 중심 재정 운용 등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100억원 이상 투자사업 전면 재검토, 행사성·경직성 경비 삭감, 추가 재원 발굴 등을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다만 자구 노력에도 당장 재정난을 해결하기는 어려워 민선 9기 공약사업 이행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어서 공약을 어떻게 담아낼지 고민스럽다”고 밝힌 바 있다.

충남지사직 인수위원회인 ‘통하는 충남 준비위원회’도 지난 18일 “올해 1조304억원 이상의 예산 부족이 예상된다”며 현재 재정 상황이 위급하다고 밝혔다. 준비위는 “1조원 이상의 재정 공백은 일부 사업 조정이나 예산 절감 등의 대책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예산 부족 원인을 규명하고, 민선 9기 공약사업도 재정 여건을 냉정하게 진단하면서 약속이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다음달 1일 새롭게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올해 4000억원가량 예산 부족을 예상한다. 광주도시철도 2호선 등 대규모 투자사업에 따른 지방채 발생과 법정 필수경비, 국고사업 지방비 매칭 부담 등이 재정 악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국 광역단체 중 서울 다음으로 재정자립도가 높은 경기도조차도 정부에 지방교부세 불교부단체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재정난에 대해 지자체 세입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단체장들이 임기 내 치적 쌓기식 사업을 벌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원구환 한남대 행정학과 교수는 “재정을 합리적으로 구축해야 하는데, 큰 사업을 하면 미래 재원을 우선 당겨쓰면서 빚어지는 문제”라고 말했다. 원 교수는 “단체장은 세수를 예측해 임기 4년 동안의 중기 지방재정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워야 한다”며 “의회에서도 철저한 예산 감시를 통해 재정 한도를 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