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투수는 3년이 한계? 내가 깨줄게”…불운 딛은 ‘강철 멘털’, 2026 네일은 더 강해지는 중[인터뷰]

KIA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33)은 시즌 초반 운이 없었다. 5월까지 두 달 동안 11경기에서 2승(4패)밖에 거두지 못했다. 이 기간 네일이 던질 때 KIA 타선의 득점 지원은 2.91점에 그쳤다. 양현종(2.60점)과 함께 네일은 KIA는 물론 리그에서도 가장 승운 없는 투수 중 한 명으로 분류됐다.
4월10일 한화전에서 첫승을 거둔 뒤 5월27일 키움전에서야 2승째를 수확한 네일은 6월22일 현재 4승을 기록 중이다. 네일의 투구 내용 자체도 좋아지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전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13일 두산전에서 6이닝 1실점, 19일 KT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2경기 연속 승수도 쌓았다. 4승째를 거둔 KT전에서는 네일이 던지는 동안 KIA 타선에서 7점이 터졌다. 득점 지원 난조의 불운도 물러나고 있다.
네일은 그 모든 게 상관 없다. 승수, 득점 지원에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4승째를 거두기 전날, 지난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네일은 “득점 지원이나 승운보다 중요한 건 내가 어떻게 던졌느냐다.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 우리가 이길 찬스를 만들어놓고 내려가야 한다. 뒤지더라도 1~2점 차, 뒤집고 이길 수 있게 만들어놔야 한다. 승리투수가 못 돼도 그런 투구는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 네일의 목표는 이닝이다. KBO리그에서 지난 2년 간 달지 못한 수식어 ‘이닝이터’로 불리기를 원한다. KIA 우승을 이끌었던 2024년(149.1이닝)에는 8월말 타구에 턱을 맞아 골절, 수술받으며 정규시즌을 일찍 마쳤고 2025년에는 팔꿈치가 좋지 않아 9월초에 등판을 마감, 164.1이닝에서 시즌을 마쳤다.
네일은 “야구는 자칫하면 굉장히 이기적인 스포츠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승수 같은 걸 목표로 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이기는 건 나 혼자 할 수도 없다”라며 “180이닝은 던지고 싶다. 작년에도 가장 아쉬운 게 이닝이었다. 이제부터 매 경기 나가서 퀄리티스트를 하고, 올해는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끝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15경기에 나가 87.1이닝을 던진 네일은 현재 리그에서 이닝 3위다. 올해는 시즌을 완주해 가장 많은 이닝을 던져 KIA에 공헌하겠다는 목표를 가졌다.

2년 전, 경기 증 타구에 턱을 맞아 골절되면서 수술 뒤 팬들의 염려과 동료들의 격려에 울었던 네일은 불굴의 의지로 초고속 회복을 하고 한국시리즈 무대에 섰다. 네일이 정말 큰 사랑을 받았던 이유 중 하나다. 외유내강형임을 보여줬던 네일은 KBO리그 3년 차에 다시 점점 강해지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가 생겼다. 전반기를 마치기 전인데도 네일은 “내년에도 KIA에서 꼭 뛰고 싶다”고 말했다. KIA 구단과 동료들이 좋아서이기도 하지만 새 이유가 생겼다.
네일은 “시즌 초반에 좀 안 좋았을 때 ‘외국인 선수는, 특히 투수는 3년 차가 마지막’이라고 하는 얘기를 많이 전해들었다. 그걸 내가 깨고 내년에도 꼭 다시 KIA에서 뛰고 싶다는 바람이 생겼다. 시즌 초반에 어려움을 겪은 게 지금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그렇게 다시 좋은 모습을 찾으면 KBO리그에서 가장 좋은 투수 중 한 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KIA에서 던진 3년 중 올해 가장 단단한 모습을 보이고 싶은 이유다.

네일은 강력한 스위퍼를 앞세워 리그에 등장한 이후 빼어난 경기력과 함께 외국인 선수 이상의 팀워크와 진국인 인성으로 특히 큰 사랑을 받았다. 그 내면은 여전하다.
네일은 “나도 사람이라서 당연히 많이 이기고 싶고, 좋은 상도 받고 싶다. 하지만 야구는 팀 스포츠다. 불운하다고 하더라도, 팀이 이기면 나도 이기는 것”이라며 “일단 안 다치도록 몸 관리 잘 해서 완주하고 싶다. 그래서 이닝을 많이 소화하고 싶다. 무엇보다 KIA에서 정말 좋은 팀 동료가 되고 싶다. 내가 했던 경험을 더 어린 선수들한테 나눠줄 수 있는 ‘진짜 동료’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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