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크로스' 마주한 이재명 정부···'인적 쇄신' 승부수 통할까
연합뉴스 성기홍, 민노총 출신 김경자 2기 수석으로
김앤장 출신 봉욱 이어 한찬식 민정수석 임명에 논란
이재명 2기 내각 구성도 가시권, 키워드는 '경제 안정'

집권 2년 차를 맞이한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급 참모진을 절반가량 교체하는 인적 쇄신 카드를 꺼내 들었다. 화려한 유럽 순방 성과에도 불구하고 '국정수행 지지율 연속 하락'이란 성적표를 마주하자, 참모진 개편을 통해 국정 동력을 재점화하겠다는 승부수로 풀이된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날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홍보소통수석에 성기홍 전 연합뉴스 사장, 민정수석에 한찬식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사회수석에 김경자 우석대 객원교수를 각각 임명했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실 1차장에는 강건작 미래국방전략위원회 위원, 3차장에는 송기호 현 경제안보비서관이 발탁됐다.
추후 발표될 AI미래기획수석까지 포함하면 수석급 11명 중 6명이 바뀌는 중폭 이상의 인사 개편이다. 이번 2기 청와대 참모진은 오늘부터 공식 업무에 돌입했다.
이번 인사의 배경에는 가파른 지지율 하락세가 자리 잡고 있다. 리얼미터가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4.8%포인트 하락한 46.7%, 부정 평가는 5.5%포인트 상승한 49.7%로 집계됐다.
취임 약 12개월 만에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오차범위 내에서 긍정 평가를 역전했다. 15일부터 19일까지 닷새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앞서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13~15일 실시한 여론조사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유럽 순방을 통한 정상외교 성과 설명에도 불구하고 6·3 지방선거 패배 및 선관위 부실 관리 논란, 여권 내 주도권 경쟁에 따른 피로감이 지지율 하락의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청와대는 "여론을 엄중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발 빠르게 고개를 숙였다.
민정수석 '3연속 검찰 기용' 후폭풍
이번 개편의 최대 쟁점은 단연 한찬식 신임 민정수석의 인선이다. 이 대통령은 오광수, 봉욱 전 수석에 이어 세 차례 연속으로 검찰 고위직 출신을 민정수석에 기용하며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체제 안착, 보완수사권 폐지 등 민감한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하겠다는 '속도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한 수석이 과거 서울동부지검장 시절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지휘해 김은경 전 장관 등을 기소한 전력이 알려지며 여권 내 계파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청와대는 한 수석을 검찰개편의 '적임자'로 보는 반면 여권 일각에선 '반개혁적' 인물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한 수석은 고(故) 최병렬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대표의 사위이기도 하다.
친문계와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을 주장하는 강성 민주당 당원들 사이에선 반발이 거세다. 조국혁신당은 "반개혁적 전력이 우려된다"고 혹평했고, 친노·친문 성향의 강성 지지층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재명TV' 유튜브 채널 구독 취소 운동과 함께 분당론까지 언급되는 등 내부 균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한 수석은 검찰 내에서도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인사로 평가받은 인물로 검찰 조직의 문화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검찰개혁의 적임자로 인정받았다"라며 "윤석열 정치검찰의 구태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라고 별도의 서면브리핑을 통해 옹호했다.
이 대통령은 21일 밤 SNS를 통해 "작은 차이를 넘어 힘을 모아 달라"며 "집권자의 자리는 빼앗아 누리는 행복의 기회가 아니라, 위임받은 무한책임"이라고 우회적으로 당부했다. 한 수석에 대한 지지층 내 균열을 달래면서도 이번 인사가 '위임받은 무한책임' 아래 행해졌음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이날 최고위에서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거듭 주장한 것을 두고는 정부와 청와대를 향한 우회적 압박이자 강성 민주당 지지층을 달래기 위한 메시지란 해석이 나온다.
포지션별 핀셋 인선…'소통·노동·안보' 전면 개편
민정수석 외의 인선에서도 2기 청와대의 국정 운영 방향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성기홍 홍보소통수석은 연합뉴스 정치부장과 논설위원, 대표이사를 지낸 30년 경력의 정통 언론인 출신이다. 최근 지지율 하락 흐름에 대응해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고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 방송 개혁 관련 여론 수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신임 홍보소통수석 발탁 배경으로는 소통 강화 기조가 거론된다.
김경자 사회수석은 약사 출신 보건의료 전문가이자 민노총 수석부위원장 출신이다. 이 대통령과 성남의료원 설립을 주도했던 인연이 있다. 민노총 위원장 출신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호흡을 맞춰, 양대 노총이 강하게 반발하는 '고용 유연화' 의제를 조율하고 현장 갈등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국가안보실 1차장에 임명된 강건작 위원은 육군 중장 출신이자 육군 미래혁신태스크포스를 이끌었던 군 개혁 전문가다. 강 위원은 문재인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에 관여한 인물이다. 경제안보비서관에서 승진한 송기호 국가안보실 3차장은 법률가 출신으로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와 중동발 공급망 리스크 대응 과정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통상·경제안보 전문가다.
국힘 공세 속, 靑 '2기 내각' 중폭 개편 전망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번 인사를 "국면전환용 인사"라며 강하게 몰아붙였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성기홍 홍보수석 발탁은 '언론 장악의 목적', 김경자 사회수석 임명은 '노조 편향 코드인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보유세 및 양도세 인상 조정을 시사한 김용범 정책실장과 북한 주적 표현 삭제 논란의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 대한 경질을 요구했다.
반면 청와대는 이번 개편에서 김용범 정책실장과 경제성장수석 등 경제 라인을 전원 유임시키며 기존 경제 기조의 연속성과 가속화를 선택했다.
이제 정치권의 시선은 청와대를 넘어 내각으로 향하고 있다. 당초 소폭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개각은 지방선거 이후 중폭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진행된 각 부처 업무 평가 결과에 따라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중소벤처기업부, 금융위원회 등이 개각 대상 부처로 유력하게 언급된다.
특히 경제 안정과 민생 체감도가 핵심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시장 불안, 연금·돌봄 등 복지개혁, 외교·공급망 리스크, 중소벤처·AI 산업 전환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 이유에서다. 한성숙 총리 후보자도 IT 기업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재명 정부 2기 국정운영의 방점이 AI 전환과 산업 경쟁력 강화, 실용주의에 찍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각 시기는 오는 25~26일로 예정된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와 인준 논의가 마무리되는 내달 초순쯤으로 관측된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무선(100%) 무작위 추출 임의번호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의 응답률은 4.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p다. 조원씨앤아이는 전국 18세 이상 2001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 자동 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3.8%,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2%다. 두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코드인사 = 능력 자질 도덕성, 국민의 뜻에 관계없이 인사권자가 정치적 이념이나 성향 등이 비슷하거나 학연 지연 등으로 맺어진 인물을 공직에 임명하는 것을 말한다. 낙하산 인사라고도 한다.
☞데드크로스 = 지지율조사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현상. 주식시장에서 단기 이동평균선이 장기 이동평균선을 뚫고 내려가는 약세장 전환 신호에서 유래한 정치·경제 용어.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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