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데이' 후폭풍…스타벅스 역사교육 이면은
5·18 논란 부른 마케팅 어디서 막혔나
신세계그룹까지 번진 역사 인식 점검
교육보다 중요한 건 '검증 시스템' 변화
[지데일리] 스타벅스코리아가 창사 이래 가장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전국 2160여 개 매장의 영업을 같은 날 오후 3시에 종료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역사 인식 교육에 나선 것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22일 전국 매장의 영업을 오후 3시에 마감한 뒤 직원들을 대상으로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은 녹화 강의 시청과 토론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브랜드 가치에 대한 워크숍도 함께 마련됐다. 회사 측은 고객과 사회가 기대하는 수준의 책임 의식을 조직 전반에 정착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교육은 최근 진행된 마케팅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에 대한 후속 대응 차원에서 이뤄졌다. 스타벅스가 사용한 ‘탱크 데이’ 표현과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가 각각 5·18 민주화운동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
역사적 비극과 민주화 운동의 상징을 마케팅 소재처럼 활용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기업의 역사 인식 수준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스타벅스코리아는 공식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특히 이번 교육은 현장 직원뿐 아니라 본사 임직원까지 포함한 전사적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다.
여기에 신세계그룹 차원에서도 역사 인식 교육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정용진 회장과 이마트 계열사 임직원들 역시 별도의 교육을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는 향후 마케팅 기획 단계부터 사회적 민감도를 점검하는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외부 전문가 자문을 반영한 체크리스트를 의무 적용하고, 여러 부서가 참여하는 다중 검증 시스템도 새롭게 도입할 계획이다.
특정 문구나 이미지가 역사적 사건, 사회적 갈등, 정치적 논쟁과 연결될 가능성을 사전에 검토해 논란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업계에서는 교육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대형 기업의 마케팅은 기획과 승인, 홍보, 최종 검토까지 여러 단계를 거친다.
논란이 된 표현들이 공식 캠페인으로 공개되기까지 내부에서 걸러지지 않았다는 점은 조직의 의사결정 구조와 검증 체계에 허점이 존재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이에 일회성 교육보다 중요한 것은 콘텐츠를 평가하고 승인하는 시스템 자체를 재설계하는 일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기업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질수록 역사와 사회 문제를 바라보는 책임도 함께 커진다. 소비자들은 제품과 서비스뿐 아니라 기업이 지닌 가치관과 태도까지 평가한다. 특히 민주화 운동이나 국가적 비극과 관련된 사안은 작은 실수도 큰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스타벅스의 이번 전사 교육은 위기 대응을 위한 강도 높은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소비자 신뢰 회복 여부는 교육 실시 자체가 아니라 향후 기업 문화와 의사결정 구조가 얼마나 달라지는지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역사적 상처를 존중하는 감수성과 체계적인 검증 시스템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이번 조치의 의미가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