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028년으로 미뤘는데 중국은 이미 손님 태운다… UAM 격차 현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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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과 '탈취'만으로 중국의 첨단기술을 설명할 수 있을까요. 중국은 인공지능(AI)·로봇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항은 eVTOL을 앞세운 중국의 대표적 도심항공교통(UAM) 업체다.
중국 민용항공국(CAAC)은 지난해 3월 VT-35의 형식 증명 신청을 접수했고, 현재 감항 인증과 시험 비행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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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M 대표 기업 '이항' 허텐싱 부사장 인터뷰
"정부 촘촘한 로드맵, 제품 개발도 이에 맞춰
'집 앞 탑승' 그날 위해 "세계 최초 길 걷는 중"
편집자주
'짝퉁'과 '탈취'만으로 중국의 첨단기술을 설명할 수 있을까요. 중국은 인공지능(AI)·로봇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한국일보는 중국 혁신의 현장을 들여다보고 한국이 무엇을 경계하고 무엇을 배워야 할지 짚어봤습니다.

"이게 200㎞를 날 수 있다는 거지?"
4월 22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 이항(EHang) 본사 쇼룸. 방문객들의 눈이 날개를 단 흰색 비행체에 꽂혔다. 이항의 전기 수직 이착륙기(eVTOL) 장거리 모델 VT-35였다. 이항은 eVTOL을 앞세운 중국의 대표적 도심항공교통(UAM) 업체다. UAM은 도심 또는 대도시권 저고도 상공에서 사람이나 화물을 운송하는 차세대 항공 교통체계로 주목받고 있다.
이항은 VT-35를 통해 대도시권을 1시간 안팎의 항공 이동 생활권으로 묶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VT-35는 아직 상용 운항 단계가 아니다. 중국 민용항공국(CAAC)은 지난해 3월 VT-35의 형식 증명 신청을 접수했고, 현재 감항 인증과 시험 비행이 진행 중이다.

단거리 모델이라고 곧바로 도심을 자유롭게 오가는 건 아니다. 이항의 대표 모델인 EH216-S는 항속거리 30㎞의 2인승 무인 eVTOL로, 민용항공국에서 형식 증명, 생산 허가, 표준 감항증, 운항 증명 등 주요 인증을 확보하며 유상 탑승형 비행 서비스를 위한 제도적 문턱을 넘었다. 그러나 광저우 이항 퓨처시티와 허페이 뤄강공원 등 지정된 장소에서 출발해 돌아오는 식으로 운항되는 등 아직 관광·체험형 운항에 머물고 있다.
이항의 지난해 순손실은 2억7,641만 위안(약 621억 원)에 달하지만 조급해 보이지 않았다. 한국일보와 만난 허텐싱 이항 부사장은 "UAM은 세계적으로 완성된 법률과 운항 체계가 없는 분야"라며 "이항은 UAM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비행 적합성 인증을 받았고, 지금도 아무도 뚫지 못한 길을 이항과 정부가 함께 뚫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합 맞추는 이항의 로드맵
허 부사장의 자신감은 이항의 기술력에 기인한 것이지만,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저고도 경제'에 대한 믿음 때문이기도 했다. 저고도 경제는 무인기(드론), eVTOL, 저고도 물류·관광·교통처럼 낮은 고도의 공역을 활용하는 산업이다. 하늘을 나는 차량을 단순히 한 대의 기체가 아니라, 도시와 산업, 규제와 인프라가 함께 움직이는 경제권으로 보는 개념이다.
허 부사장은 "광저우, 선전 등 웨강아오 대만구(광둥성 9개 도시와 홍콩·마카오를 묶은 권역)의 주요 도시들은 1년, 2년, 3년 단위의 구체적인 발전 일정을 세우고 있다"며 "인프라 구축부터 항공 규정, 주파수 배분까지 계획이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용항공국은 인증 체계를 정비하고, 광둥성은 '광둥성 저고도 경제 고품질 발전 행동 방안(2024~2026)'을 통해 광저우·선전·주하이를 3핵으로 삼는 저고도 산업 구도를 제시했다.
이런 계획이 마련돼 있기에 인증 획득, 시범 운항, 안전성 검증 등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는 게 이항 측 설명이다. 이항이 광저우·허페이 등 인증 운항 거점에서 비행 데이터를 쌓으며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사이, 민용항공국은 올해 저고도 안전 전담 부서를 신설해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맡겼다.
중국의 실험은 정부가 제시한 시간표와 실제 실증 단계가 맞물리지 못해 상용화 일정이 늦춰지는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기체 인증 지연 등을 이유로 K-UAM 상용화 목표를 2025년에서 2028년으로 미뤘고, 2025년 도심 실증도 eVTOL 대신 헬리콥터를 대역기로 활용했다.

"집 앞 탑승할 날 올 것"... 태국 비행 추진도
이항은 중국 내 상업 비행을 통해 해외로 뻗어나가고자 한다. 해외에서 인증을 받는 건 별개 문제지만, 허 부사장은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항은 중국 인증을 바탕으로 한 '해외 샌드박스 모델'을 태국과 구축 중이다. 태국 민항당국과 협의해 EH216-S가 중국에서 감항 인증과 상업 운항 관련 인증을 받고 일정 시간의 안전 비행 기록을 확보하면 태국 내 상업 운행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태국식 모델이 안착하면 한국을 포함한 더 많은 국가에서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태국 샌드박스를 해외 상용화 시험대로 삼아 한국 등 다른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이항은 2020년 한국에서 시험 비행을 진행한 바 있다.

허 부사장은 이항이 2인승 기체를 대표 모델로 택한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택시 승객 80% 이상은 1인"이라며 "2인승은 안전성, 편의성, 사업성을 동시에 고려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4인승 이상 기체를 만들 경우 한 명만 탑승할 때 남는 좌석 비용이 비효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EH216-S는 조종사가 타지 않는 무인 비행체라서 두 좌석 모두 승객용이다.
허 부사장은 "항공기가 작아지면 이착륙 장소의 유연성이 높아진다"며 "'집 앞 탑승'이라는 미래를 향해 이항은 빠르게 달려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허 부사장의 인터뷰에 동행한 직원의 옷엔 '미래는 지금(Future is now)'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항뿐만 아니라 중국 전체가 새로운 질서와 산업을 향해 질주하고 있었다.

2026 차이나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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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1> 중국 과학굴기 해부: 인재 도둑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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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2> 중국 과학굴기 해부: 우리가 외면한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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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3> 중국 과학굴기 해부: 중국의 실리콘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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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4> 중국 과학굴기 해부: 마피아와 카피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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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5> 중국 과학굴기 해부: 기술 포비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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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6> 중국 과학굴기 해부: 공산당의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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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7> 중국 과학굴기 해부: 어두운 한국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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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한국일보 '차이나 리포트'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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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 <8> 중국 과학굴기 해부: 활기찬 중국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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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 <9> 중국 과학굴기 해부: 실패할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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⑪ <10> 중국 과학굴기 해부: 더 나은 실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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⑫ <11> 중국 과학굴기 해부: 대륙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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⑬ <12> 중국 과학굴기 해부: 그래서 한국은
광저우=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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