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인터뷰] 경북도 박찬우 국장 "관광객 수보다 체류시간"...경북형 파라도르 띄운다
한옥체험 710곳·고택 419곳·불천위종가 178곳
고택·종택 활용 체류형 관광모델 구축 추진

"경북 관광의 미래는 관광객 수가 아니라 체류시간에 달려 있습니다. 경북에 더 오래 머물고, 더 많이 소비하도록 만들어야 지역경제가 살아납니다."
박찬우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최근 대구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북 관광의 핵심 과제는 스쳐가는 관광을 머무는 관광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높아진 국제적 관심을 실질적인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지난달 안동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을 경북 관광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했다. 그는 "APEC 정상회의에 이어 한일 정상회담까지 개최되면서 경북이 국제 외교무대의 중심에 다시 섰다"며 "안동 하회마을과 선유줄불놀이, 전통음식 등이 일본 언론을 통해 자연스럽게 소개되면서 경북 관광의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 관광업계의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 대형 여행사인 HIS와 한큐교통사는 안동 관광상품 개발을 마치고 현지 판매에 들어갔다. 두 업체는 오는 8월부터 10월까지 약 400명의 일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모객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 6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일본 주요 여행사 상품개발 담당자들을 초청해 안동 팸투어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하회마을과 안동찜닭, 안동소주 등 전통문화와 미식 콘텐츠를 직접 체험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박 국장은 전했다.
박 국장은 일본 시장을 경북 관광의 핵심 해외시장으로 꼽았다. "일본 관광객은 재방문율이 높고 대도시를 벗어나 새로운 지역을 찾으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경북이 가진 역사·문화·미식 콘텐츠와 일본 관광객의 여행 취향이 상당히 잘 맞아떨어집니다."
일본 관광객은 실제로 재방문 성향이 강하다. 2025년 외래방문객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의 한국 방문 4회 이상, 재방문율은 45.6%로 전체 평균(25.4%)을 크게 웃돈다. 그는 특히 경주의 세계문화유산과 안동의 유교문화, 선유줄불놀이가 일본 관광객들에게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주는 불국사와 석굴암, 대릉원, 동궁과 월지 등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보유한 대한민국 대표 역사문화도시다. 안동 역시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종가문화 등 한국 전통문화의 원형이 살아 있는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 국장은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선유줄불놀이를 핵심 관광콘텐츠로 육성하고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수운잡방 등 안동의 전통문화 자원과 연계한 체류형 관광상품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안동과 경주, 포항을 연결하는 역사·문화·미식·야간관광 코스도 적극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강조한 경북 관광의 미래 전략은 결국 '체류형 관광'이다. 박 국장은 "관광객이 특정 관광지만 둘러보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낮에는 역사문화 자원을 둘러보고 저녁에는 야간관광과 공연을 즐기며 지역에서 숙박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관광 콘텐츠와 숙박, 축제, 미식, 지역 상권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대표 사업이 '경북형 파라도르 조성 프로젝트'다. 파라도르(Parador)는 스페인 전역에서 운영되는 국영 호텔 체인으로, 고성이나 궁전, 수도원 등 역사적 건축물을 숙박시설로 활용해 관광 활성화에 성공한 모델이다.
우리 정부도 올초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한국형 파라도르 조성 방향을 제시, 국가유산을 활용한 체류형 관광모델인 '국가유산 스테이' 육성을 공식화했다. 이에 경북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한옥과 고택, 종택을 보유한 강점을 활용해 고품격 체류형 관광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도는 도내 고택과 한옥의 활용 실태를 조사하고 있으며 향후 시범사업을 거쳐 본격 사업화에 나설 방침이다. 경북에는 한옥체험업 등록업체가 710곳,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고택이 419곳, 불천위종가가 178곳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다른 구상은 '관광 새마을운동'이다. 박 국장은 "관광 새마을운동은 주민이 지역의 자원과 이야기를 스스로 발굴해 관광 콘텐츠로 만들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주민 주도형 지역혁신 운동"이라며 "지방소멸 시대에 관광을 통해 생활인구를 늘리고 지역 공동체를 회복하는 새로운 발전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은 이제 단순히 사람을 불러오는 산업이 아니라 지역에 돈이 돌고 사람이 머물게 만드는 지역소멸 대응 전략"이라며 "경북을 스쳐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다시 찾고 싶은 체류형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안동 출신인 박 국장은 경북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행정고시 50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이스탄불-경주 세계문화엑스포 기획팀장, 경북도 전략홍보팀장, 주네덜란드 한국대사관 1등 서기관 겸 영사, 통합신공항추진단장, 정책기획관 등을 지냈다. 국제교류와 홍보, 정책기획 분야를 두루 거친 행정 전문가다.
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
Copyright © 대구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