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단한 환자 다리, 재활용품 봉투에…“깁스 석고 착각“
의료폐기물 표기 없이 무단배출

인천 송도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발견된 사람 다리가 요양병원에 입원한 80대 여성 환자의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찰이 병원 관계자와 폐기물 배출자를 상대로 수사에 나섰다.
병원 측은 절단한 다리를 밀폐 포장했으나 의료폐기물 표기를 하지 않았고, 배출 담당자는 이를 깁스용 석고로 오인해 재활용품 봉투에 넣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인천 중구 소재 A요양병원 법인과 관리 책임자, 폐기물을 배출한 자원봉사자를 상대로 폐기물관리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의료법 위반 여부도 의료계 의견 등을 토대로 확인할 방침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 발견된 인체 조직과 A요양병원에 입원한 80대 여성 B씨의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A요양병원 관리소장은 관련 언론 보도를 접한 뒤 해당 신체 조직이 B씨의 다리일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 17일 경찰에 자진 신고했다.
"가족 요청으로 수술"
조사 결과 병원은 절단된 다리를 개별 밀폐 포장했지만, 의료폐기물이라는 표기를 하지 않았다. 또 폐기물 배출 담당자에게도 의료폐기물이라는 사실을 별도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 쓰레기 배출을 맡은 자원봉사자는 경찰 조사에서 "다리를 깁스용 석고로 오인해 재활용품 봉투에 담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폐기물관리법상 인체 조직은 '조직물류폐기물'에 해당한다. 의료폐기물 전용 용기에 담아 별도 처리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경찰은 병원 의료진이 수술실이 아닌 병실에서 B씨의 다리를 절단한 사실도 확인했다. B씨는 지난 1일 입원 당시부터 다리 괴사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고, 가족 요청에 따라 절단 수술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다만 병실에서 수술이 이뤄진 사실만으로 의료법 위반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요양병원은 의료법상 수술실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며, 외과 전문의가 면허 범위 안에서 수술을 진행했는지 여부 등을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10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동 생활자원회수센터에서는 재활용품 선별 작업 중이던 직원이 피가 묻은 붕대로 감긴 사람 다리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된 신체 부위는 무릎 아래부터 발뒤꿈치까지 약 41㎝ 길이로 조사됐다. 경찰은 수사본부를 꾸려 인체 조직의 유입 경로를 추적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