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에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안 내놔야”

이재명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원포인트 개헌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1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유럽·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순방 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이 해외순방 뒤 직접 성과 브리핑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30분 소요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1시간30분간 진행됐다.
"다른 나라 대하듯 북핵 문제 접근 안 돼"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 중 레오 14세 교황을 만나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고 트럼프 대통령과는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환담했다. 그는 귀국길 자신의 SNS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에서 한반도 평화에 대해 속깊은 이야기를 나눴다"고도 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대화에 대해 답답해했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 답답해했고 저한테 방법이 뭐냐고 묻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체제 안전의 문제이고,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며 "이제는 핵물질 추가 생산과 미사일 추가 개발을 중단시키는 것을 가지고 협상해야 할 때가 됐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더 확산하지 않게 하는 것이 이익이고, 지금 제재가 거의 실효성이 없다고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도) 그 점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모든 게 다 차단됐기 때문에 제안할 수 없는 상태"라며 "미국과 북한이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상대라고 보여지고 미국이 북한에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안을 내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구체적인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 같은 교착상태와 압박을 통해서는 문제해결이 안 되며, 이상적이고 우아하고 멋있는 주장만 하다가 상황이 떠나버리면 무책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한반도 문제를 (미국과 이란 전쟁 같은) 중동문제 해결하는 것 같은 방식으로 하면 안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지금은 다른 나라를 대하는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접근하면 안 된다고 분명하게 말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그 점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방종에 가까운 자유 선관위 감시·견제해야"
이날 브리핑은 국내 문제에도 상당부분 할애했다. 유럽순방 중 가장 논란이 됐던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선관위 개혁 문제에 대해 이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선관위에 대해서는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가의 근간인 민주적 기본질서를 유지하는 투표제도·선거제도를 헌법이 정하는 중립기관으로서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고 하면 그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며 "하지만 방종에 가까운 자유를 구가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중앙선관위원장을 사실상 대법원장이 임명하는 것처럼 해석되고 비상임으로 선거날 제대로 출근도 안 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그러면 되겠느냐"며 "감시·견제·통제를 적정하게 하기 위해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헌법이 명징하게 독립기관으로 해놨기 때문에 감시·견제·통제 법제도를 만들면 위헌판결을 받을 수 있다"며 "여야 간 일치한다면 선관위에 관한 원포인트 개헌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필요하다면 대통령이 발의하는 한이 있더라도 (할 텐데) 문제는 정치권의 책임성에 관한 것으로 진심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이것을 이용해서 정치공세를 하고 뒤로 빠지려고 하는 것인지 알기가 어렵다"며 "정치권에 진지한 논의를 촉구하며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것을 봐가면서 정부도 입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건 확실하다"며 "이런 상태로 갈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 사안에 대한 집회·시위에 관해서는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참정권 확보를 위한 시위 자체를 비난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보호해야 한다"면서도 "이 공간을 활용해 엉뚱한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가짜뉴스를 남발해서 사회 혼란을 획책하려 한다든지, 출입을 막고 남의 중요한 일을 못하게 막는다든지 하는 것은 중대범죄로서 엄정하게 수사하고 책임을 묻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지지율 폭락은 국민의 평가, 국민 화날 만"
지방선거 이후 당청갈등 논란과 지지율 하락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은 "사실 선거 전후로 나눠본다면 저는 변한 게 없다. 국정은 똑같이 진행되고 있고 작으나마 성과도 있다"며 "그런데 변한 것은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국민의 평가다.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늘어난 것 아니겠느냐"며 "그에 대해 더 무한책임을 져야 하며, 더 많이 노력해 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애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은 (당청갈등 논란에 대해) 먹고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너희들의 다툼이란 것이 우리 삶과 우리가 맡긴 공적 업무와 상관없는 것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며 "국민이 보기엔 화날 만하다고 생각되며 최대한 빨리 이 상황을 정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 내의 경쟁과 갈등에 관해서도 한 말씀 드리고 싶다"며 "원수 싸우듯이 하지 마라. 같은 진영이라는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끼리 경쟁이 아닌 전쟁을 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로 모욕하고 헐뜯고 없는 사실 만들어서 공격한다"며 "있는 사실에 기초해서 합리적인 경쟁을 해야 한다. 진짜 죽일 듯이 싸우다 진짜 죽이면 어떡하느냐. 지나가면 또 만날 보고 살아야 한다. 여야도 사실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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