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차등제’ 부결… 올해도 업종별 구분 없이 단일임금 적용

송신용 2026. 6. 19.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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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결 결과 분석 반대 14표 vs 찬성 11표… 공익위원 6명 노동계 손 들어줘
경영계 “음식점업 3개 시범 적용” 제안… 2분의 1 인상률 카드 무색
노동계 “낙인 효과 및 차별 제도화 우려… 구조적 문제를 임금 탓 돌리지 말라”
본격 액수 심의 돌입… ‘시급 1만2000원’ 노동계 요구안에 경영계 맞불 예고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18일 열린 제7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 위원들이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적용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 역시 업종과 관계없이 모든 사업장에 동일한 금액이 적용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7차 전원회의에서 내년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 여부를 놓고 표결을 진행했으나 부결됐다. 재적 위원 중 근로자위원 8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26명이 참석한 가운데 반대 14표, 찬성 11표, 무효 1표가 나와 출석위원 과반을 넘기지 못했다. 근로자위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졌다고 가정할 때, 공익위원 중 6명이 노동계의 논리에 손을 들어준 결과로 분석된다.

최저임금위 측은 “해당 안건을 표결에 부친 결과 2027년 적용 최저임금은 모든 업종에 대해 동일한 금액을 적용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서 노사는 격렬한 설전을 벌였지만 끝내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경영계는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해 숙박·음식업 등에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배수의 진을 쳤다.

특히 한식 음식점업, 외국식 음식점업, 김밥 및 기타 간식용 음식점업 등 3개 업종을 구체적으로 찍어 시범 적용안을 냈다. 사용자 측은 “해당 업종의 최저임금 인상률을 일반 인상률의 2분의 1로 적용하되, 업종 간 격차는 최대 10% 이내로 제한하자”는 구체적인 중재안까지 던졌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동계는 차등 적용이 취약계층 노동자를 사지로 모는 격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근로자 측은 “특정 업종에 더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건 노동자 차별을 제도화하는 발상”이라며 반박했다. 이어 “차등 적용이 여성·청년 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고착화할 수 있으며, 임금을 낮춘다고 일자리가 늘지 않고 오히려 질 낮은 일자리만 양산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상공인 경영난의 본질이 임금이 아니라는 점도 꼬집었다. 근로자 측은 ‘소상공인 경영 애로사항 조사에서 1위가 ’업종 경쟁 심화‘(61.0%)이고 ’최저임금‘은 5위(17.5)에 그친다’는 통계를 제시하며 “경쟁 심화와 상권 쇠퇴 등 구조적 문제를 최저임금 탓으로 돌리지 말라”고 강공을 펼쳤다. 캐스팅보트를 쥔 공익위원들 역시 국가 단위 최저임금 체계에서 기준 이하로 업종별 차등을 적용한 해외 사례가 드물고 효과 검증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종별 차등 적용은 매년 최저임금 심의 때마다 터지는 시한폭탄 같은 쟁점이다. 현행법상 구분 적용이 가능해 제도 도입 첫해인 1988년 한 차례 시행된 적이 있으나, 노동계의 거센 저항으로 1989년부터는 단일 최저임금 체제가 굳어졌다. 이번에도 도입이 무산되면서 이 지루한 공방은 내년 최저임금위로 다시 공이 넘어가게 됐다.

최저임금위는 오는 23일 오후 3시 제8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액수 결정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한다. 노동계는 이미 올해보다 16.3% 대폭 인상한 시급 1만2000원, 월 250만8000원(월 209시간 기준)을 최초 요구안으로 던지며 기선제압에 나섰다.

경영계는 아직 공식 안을 내지 않았으나 지불 능력을 한계 조건으로 내세우며 동결이나 극소폭 인상안으로 맞불을 놓을 전망이다.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은 6월 말이지만, 남은 행정 절차를 고려하면 7월 중순까지는 최저임금안이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되어야 한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를 토대로 8월 5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을 최종 확정해 고시해야 한다.

송신용 기자 ssyso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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