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선거무효 소청 빗발쳐…중앙선관위에만 271건 접수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6·3 전국동시지방선거(지방선거)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며 선거·당선을 무효화해달라는 선거소청이 2022년 지방선거 때보다 최소 6배 이상 많이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에만 총 271건의 선거소청이 접수된 것으로 18일 집계됐다. 이날까지 접수 가능한 당선무효 소청과 시·도 선관위에 접수된 소청은 집계 중이어서 6·3 지방선거 선거소청 건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소청은 선거 효력에 이의를 제기하는 선거 소청과 당선 효력에 이의를 제기하는 당선 소청으로 나뉜다. 중앙선관위에 접수된 271건 중 선거무효 소청은 266건으로 98.2%를 차지했다. 당선무효 소청은 1건, 선거·당선무효 소청은 4건이다.

세계일보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땐 총 45건,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는 총 11건의 선거소청이 제기됐는데,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선관위에 대한 불신감이 커지고 ‘재선거’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면서 소청이 빗발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실제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대가 이용하는 단체 대화방에서는 “지방선거 무효를 위해 먼저 소청장을 제출하라”고 독려하는 내용의 ‘전국민 선거불복 선거소청운동’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공유되기도 했다. 국민의힘도 마감 기한인 전날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서울, 인천, 경기, 전남광주, 울산, 부산, 충북 등 7개 지역 광역단체장 선거 등에 대한 선거소청을 접수한 바 있다.

전례를 보면 선관위가 선거무효 소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7·8회 지방선거에서 선거무효 소청이 인용된 사례는 없었으며, 7회 지방선거에서 당선무효 소청만 1건 이용됐다.
8회 지방선거 때 제기된 선거소청 45건 중에 인용된 소청은 0건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제종길 당시 안산시장 후보가 당선무효 소청을 제기해 심리절차로 재검표가 진행됐으나 당락이 유지되면서 소청은 인용되지 않았다. 제 당시 후보는 “개표 당시 검표기 개표에서 제 후보가 이겼는데 잠정무효표를 수기로 검표한 뒤 국민의힘 이민근 당시 후보가 역전한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해 선관위 직원이 투표지를 하나씩 공개하면서 확인하는 방식으로 검증이 이뤄졌었다. 그 결과 이 후보의 유효표가 2표 줄긴 했으나, 이 후보가 제 후보를 179표 차이로 재차 이기면서 소청이 인용되지 않은 것이다.
2018년 지선에서는 당선무효 선거소청 1건만 인용됐다. 충남 청양군의원 선거에서 재검표 결과 두 후보자의 최종 득표수가 동수로 집계돼 연장자인 소청인(더불어민주당 임상기 당시 후보)을 당선인으로 결정한 사례다. 당초 무소속 김종관 후보와 임 후보가 동수 득표(1398표)를 얻었지만 임 후보 득표 가운데 1표가 무효표 처리되며 김 후보가 1표 차이로 3위로 당선됐는데, 무효표가 유효표로 바뀌며 당선자가 뒤바뀐 것이다.
선거사건 경험이 많은 윤덕근 법무법인 한결 변호사는 “선거무효 여부를 결정하는 데는 최다 득표자와 그 다음 후보와의 표차가 해당 투표소에 등록된 유권자 수보다 많은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 등이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정 투표소에서만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재선거를 하더라도 문제가 발생한 투표소의 선거만 다시 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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