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부족했던 6·3 대혼돈, 투표록에 그대로

김태경 기자 2026. 6. 1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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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주진우 의원 중앙선관위 자료 공개
"수기기록, 투표소 근무자 따라 들쭉날쭉"
투표용지 추가요청에도 무응답 기록도
잠실 2동 제6투표로 투표록. 주진우 의원 제공


‘용지 238매 남았음을 동(사무소)에 고지하고 추가 교부 요청. 선관위 모니터링 중이라는 회신’(14시 53분)

‘199매 남았음을 고지하였으나 같은 답변을 받음’(15시 10분)

‘투표관리관이 선관위로 전화했으나 연락 불가’(15시 35분, 15시 40분)

‘투표용지가 모두 소진된 후의 지침을 달라 요청했으나 답변 받지 못했고 전화하여 다시 준다 했으나 연락이 없음’(15시 52분)

‘투표용지 전량 소진. 투표 중단함’(16시 35분)

‘일련번호 없는 투표용지 50매 배달함. ×2 (∴100매 수령)’(17시 59분)

‘수기 기재 용지 오류 다수 발견. 투표관리관 도장 누락돼 교부된 사실 몇분 간 지속된 이후 알아차림’(18시 17분)

18일 공개된 6·3 지방선거 서울 송파구 잠실2동 제6투표소 투표록에는 당시 현장의 극심한 혼란상이 그대로 담겼다. 이 투표소는 당시 혼란이 가장 컸던 곳으로 투표록 기록을 보면 용지 부족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현장의 당혹감과 컨트롤타워 부재에 따른 혼돈이 시간대별로 담겼다.

국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소속 국민의힘 주진우(해운대갑)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는 잠실2동 제6투표소 외에도 잠실7동 제2투표소 등에서 투표용지 부족을 미리 고지했음에도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던 상황, 투표 중단에 성난 유권자들의 항의, 대기하던 중 귀가한 유권자, 투표용지를 공급받은 뒤 투표관리관이 누락된 상태로 투표가 진행된 상황 등이 묘사됐다.

주 의원이 확보한 자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압수수색 대상 선관위 투표록 일체로, 서울 광진·강남·동작·송파·서초구 투표소 439곳의 투표록이 포함됐다. 당시 혼란이 가장 심했던 것으로 알려진 송파구의 경우, 현재 올림픽공원 봉쇄 시위로 확보되지 않은 투표록을 제외하고 52곳의 투표록이 제출됐다.

잠실7동 제2투표소 역시 오후 3시 30분에 투표용지가 220매 남은 사실을 인지하고 오후 3시45분께 200매를 추가로 요청, 4시 46분께 투표를 일시 중단한 후 대기 중인 유권자들에게 대기표를 발급하고 안내했다고 기록했다. 이 투표소도 추가 투표용지를 수령하기 시작한 오후 5시 39분부터 투표용지를 수령해 일련번호를 수기로 입력했다고 기록돼있다.

투표용지를 다른 곳으로부터 빌려온 곳도 있었고, 이웃한 투표소에 투표용지 여유분을 전달받은 곳도 있었다. 다만 양측을 대조해봤을 때 빌려준 매수와 빌려온 매수가 일치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어디서 몇장을 빌려왔는지 제대로 추적할 수 없는 대목이다. 가령, 잠실4동 제2투표소는 오후 5시45분 ‘제5투표소 투표용지 부족으로 선거별 각 200매 전달’이라고 기재했는데, 제5투표소는 오후 4시8분에 ‘용지부족으로 선거중단’, ‘교부용지 총 1900매’라고만 기록됐다.

그외에도 강남구 청담동 제4투표소 투표록에는 선관위에서 추가로 400매를 전달받는 과정을 ‘수차례 전화했으나 100매, 100매, 200매로 3번에 걸쳐 배달돼 오후 3시30분과 4시30분 두 차례 (투표가) 멈춤’이라고 기록돼있었다.

광진구 구의3동 제3투표소는 용지가 부족한 제6투표소에 200매씩 이관했다고 기록했고, 용지를 빌려온 제6투표소는 ‘투표용지 부족해 대기해야 한다고 (유권자에) 안내하니 시간 없다며 포기하고 감’, ‘민원 제기됨’ 등의 상황을 기록했다.









주 의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지금은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서 투표록 분석한 내용을 기자회견 하지 않고 그대로 공개했다”며 “투표록이 주먹구구식이다. 요즘 누가 노트북도 없이 기재하나”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저도 어이가 없는 게, 선관위가 그렇게 예산을 많이 가져가고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은 부인과 함께 외유도 갔더라. 그렇게 많은 예산을 쓰는 선관위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비판했다.

실제 투표록을 들여다보면 알아보기 쉽게 정리된 투표소가 있는 반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급히 기록한 흔적이 역력한 필체도 있었다.

주 의원은 “기록도 누가 썼는지에 따라 들쭉날쭉하다. 쓰는 사람이 게으르거나 안 쓰면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다”며 “그날은 워낙 용지가 많이 모자라다보니 제대로 기재한 사람도 있었지만 일련번호가 없는 용지가 교부된 곳도 있었다. 일련번호가 없으면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지적했다. 선관위는 자신들의 잘못으로 일련번호 없는 용지를 사용하다 보니 이를 유효처리했는데, 이는 무효처리돼야 한다는 것이 주 의원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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