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 막으라고 올리냐?" 명장의 츤데레, 무실점으로 증명! 현도훈 "하루하루 새롭고 행복해요"

[스포티비뉴스=인천, 박승환 기자] "매일매일이 새롭고 행복해요"
롯데 자이언츠 현도훈은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팀 간 시즌 8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현도훈은 가장 중요한 순간 '소방수' 역할을 확실히 해줬다. 롯데가 2-1로 근소하게 앞선 7회말 마운드에 오른 김강현이 1사 만루의 대량 실점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롯데 벤치가 꺼내든 카드가 현도훈이었다. 그만큼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투입이었다. 그리고 현도훈이 해냈다.
현도훈은 1사 만루에서 등판해 첫 타자 김재환과 무려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138km 커터를 위닝샷으로 구사해 삼진을 뽑아내며 귀중한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어 나온 기예르모 에레디아까지 134km 커터로 뜬공을 유도했고, 포수 파울플라이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날 롯데의 승리는 선발 박세웅을 비롯해 야수 쪽에서는 전민재 등 많은 선수들이 합작했지만, 현도훈이 1사 만루의 위기를 넘긴 것은 결코 빼놓을 수가 없었다. 김태형 감독도 경기가 끝난 뒤 "어려운 상황에서 등판 현도훈, 마무리 최준용이 실점 없이 잘 막아줘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고 콕 집어 칭찬할 정도였다.


경기가 끝난 뒤 만난 현도훈은 "얼마 전에 감독님께서 '내가 너 막으라고 올리냐?'라고 하시더라. 감독님께서 막으라고 올리시는 건 맞는데, 내가 너무 막으려고 낮게 낮게, 조금씩 벗어나게 던져서 그런 이야기를 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최대한 승부를 보려고 노력했는데, 좋은 결과가 따라와서 다행인 것 같다"고 웃었다.
"막으라고 올리냐?"는 말이 조금은 섭섭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김태형 감독만의 스타일이다. 현도훈이 최근 얼마나 자주 마운드에 오르고, 타이트한 상황에 투입되는 것을 고려하면, 사령탑이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 투수인지를 알 수 있다. 현도훈도 이를 잘 안다. 그는 "타이트한 순간이었는데 나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었기에 타자 한 명, 한 명을 잡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첫 타자 김재환과 승부는 어땠을까. "삼진이 되면 좋고, 더블플레이가 되면 더 좋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유리한 카운트 때 (손)성빈이가 자기 믿고 더 낮게 던지라고 제스쳐를 했다. 그래서 볼로 던지고, 언제든 스트라이크 던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성빈이 말대로 '따라나오면 땡큐'라는 생각으로 던졌다"며 "중간에 실투가 있었고 강한 타구가 나왔었는데, 그 것과 다르게 던졌는데 마침 잘 돼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도훈은 에레디아를 뜬공으로 잡아냈을 때에 대해선 "'땡큐'라고 생각했다. 아마 모든 선수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2볼에 몰려 있었다. 에레디아에게도 강한 타구가 안 나오게 유도하고 싶었는데 잘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현도훈은 마운드를 내려가는 과정에서 손성빈과 한참 대화를 나눴다. 그는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더 정교하게 던지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 고등학교-대학교를 나오는 등 유학을 한 뒤 육성 선수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했지만, 꽃을 피우지 못했던 현도훈은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뒤에도 같은 흐름이 반복됐었다. 하지만 올해는 27경기에서 2승 3패 4홀드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내는 중이다. 갑작스럽지만 전성기가 찾아왔다고 볼 수 있다.
현도훈은 "트레이닝 파트에서 여러 부분 내게 많은 시간을 써주고 노력을 해주신다. '힘이 빠져서 던지기 힘들겠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다만 내가 생각했던 퍼포먼스가 안 나와서 다시 돌리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며 "매일매일이 새롭고 행복하다. 그리고 오늘처럼 의미 있는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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