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중단' 대구는 제외… 국힘, 이긴 곳만 쏙 뺀 '고무줄' 선거소청
추가 교부 3곳뿐인 울산이 소청 대상 올라
15% 차 패 경기 포함, 8% 차 승 대구 제외
오락가락 기준에 "정략적 판단 개입" 의심

국민의힘이 선거소청 대상 지역으로 서울 등 6개 지역을 꼽은 것을 두고 "기준이 모호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을 제외하면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던 광역자치단체 12곳 중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했던 대구·경남은 쏙 빠졌다. 더구나 대구는 투표가 중단됐던 투표소가 있고, 경남은 투표용지가 실제로 부족했던 투표소가 2곳 있는 등 참정권 침해 정도가 컸던 지역이다. 사태 심각성보다 정치적 계산이 앞섰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참정권 훼손 현저하게 발생한 곳이 기준"
국민의힘은 선거소청 대상 지역으로 서울 경기 인천 부산 울산 전남·광주 등 6곳만을 선정해 둔 상태다. 투표용지 추가 교부가 이뤄졌던 강원 대구 경북 경남 전남 충북은 제외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1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참정권 훼손이 현저하게 발생한 곳"을 기준으로 삼았다며 "당의 정치적 유불리보다 오로지 국민의 참정권 회복을 최우선 가치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대상지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대구는 투표소 7곳에 투표용지가 추가로 교부됐는데도 소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7곳 중 4곳은 실제로 투표용지가 모자랐고, 이 4곳 중 1곳(동구 방촌동 제5투표소)에서는 오후 5시 39분부터 6분간 투표 중단 사태가 발생하기까지 했다. 경남도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 2곳 외에 3곳이 예비적으로 추가 투표용지를 받은 바 있다.
반면 울산은 추가 투표용지를 받은 투표소가 3곳에 불과했는데도 소청 대상 지역에 올랐다. 이 중 투표가 중단된 곳은 없고,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도 2곳뿐이었다. 전남·광주 역시 추가 투표용지를 받은 투표소는 4곳이었고 그중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투표소는 2곳뿐이었다. 국민의힘 선거소청 대상에 참정권 침해 규모가 비교적 작은 지역은 포함되고, 큰 지역은 제외된 셈이다.

"복수 투표소 문제 있는 지역 9개 대상으로 소청 예상"
여야 후보 득표율 격차를 봐도 기준이 모호하다. 경기는 추미애 경기지사 당선자가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를 15.67%포인트(p) 차로 이겨 재선거를 하더라도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크지 않은데도 소청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대구는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자와 김부겸 민주당 후보 간 격차가 8.87%p였고, 경남은 박완수 경남지사 당선자가 김경수 민주당 후보를 불과 2.57%p 차로 앞섰다. 선거소청 여부와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거 결과를 바꿨을 가능성 간 상관관계가 모호한 셈이다.
당 안팎에서는 "선거소청 대상 지역 선정에 정략적 판단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참정권 침해 정도보다는 결국 장동혁 대표의 '윤어게인 노선'과 얼마나 대립각을 세웠는지 등이 선거소청 리스트 등재 여부를 가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국민의힘 후보가 이긴 지역 중 서울만 유일하게 포함된 것을 두고 선거기간 내내 장 대표와 거리를 둔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적잖다.
국민의힘은 대상지 선정을 두고 논란이 일자 "복수 투표소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던 곳을 기준으로 소청 대상 지역을 검토 중"이라며 "광역단체를 기준으로 9곳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투표용지 추가 교부 투표소가 한 곳뿐이었던 경북 전북 충북을 제외한 9개 광역단체 모두 대상으로 올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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