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일베, 선관위, 스타벅스... '광주'를 조롱하는 사회
신세계 광주서만 수천 억원대 매출
4조 투입해 그룹 미래사업도 추진중
선관위 홍보영상에 지역비하 ‘홍어’
5·18 폄훼 등 갈수록 증가하고 지속
독일, 지방정부도 폄훼 대응센터 구축

광주는 신세계, 스타벅스의 땅인가. 이들 기업은 광주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린다. 스타벅스 매장은 71개로, 서울 다음으로 입점 밀도가 높다. 연간 매출액은 1천100억 원대로 추정된다.

신세계그룹은 여기에 더해 4조3천억 원을 투입하는 '더그레이트 광주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3조 원을 들여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을, 1조3천억 원을 투입해 어등산 관광단지 스타필드 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다. 대기업이 광주·전남에 사회공헌 사업을 할리는 만무하다. 수익이 보이니 투자하는 것 아닌가.

광주·전남에 대한 조롱과 폄훼는 스타벅스만이 아니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느닷없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홍보영상에 '홍어'모양의 그래픽이 등장했다. 홍어는 일부 극우 커뮤니티에서 전형적인 호남 비하 상징이다.
선관위 발주로 KBS 자회사가 제작한 이 영상은 제작 과정에서 한숨을 '가오리'로 표현하도록 입력했다. 홍어 대신 가오리로 교묘하게 피해간 것이다. 선관위와 KBS는 문제의 그래픽을 걸러내지 못했다. 헌법기관과 공영방송조차 지역 혐오 표현에 둔감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최근 5·18기념재단이 발표한 AI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역사 왜곡과 지역 혐오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5·18 왜곡·폄훼 게시물은 5천182건으로, 전년보다 200% 증가했다. 왜곡 댓글 등도 7천934건에 달했다.
주요 왜곡 유형은 5·18 폭동론, 북한군 개입설, 가짜 유공자 프레임, 호남 비하, 지역 혐오 콘텐츠 등 다양하다. 이들 게시물은 홍어·물고기·은어 등을 활용하는 상징 조작형에서 북한군 개입설과 같은 역사 왜곡형, SNS 숏폼을 활용한 밈 확산형까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생성형 AI의 등장 이후 지역 혐오 콘텐츠 생산 비용이 크게 낮아지면서 확산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제 역사 왜곡과 지역 혐오는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공동체 통합을 위협하고 있다.
나치 범죄와 홀로코스트를 경험한 독일은 역사적 희생자에 대한 조롱과 왜곡에 단호하다. 인종·민족 증오를 선동하거나 특정 집단을 모욕하고, 홀로코스트를 부정하거나 나치 범죄를 미화하는 행위를 반(反) 민주주의로 간주한다.
독일은 형법과 지방정부 차원에서 모두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극우 세력 감시는 헌법수호청이 맡고, 차별 피해 지원은 반차별사무소, 민주주의 교육은 교육청이 담당한다. 베를린 시의 경우 혐오 대응 조직 운영을 위해 약 280명의 인력과 550억~630억 원의 예산을 쓰고 있다. 중앙정부와 별도로 지방자치단체도 전담기관을 통해 극우주의, 반유대주의, 정치적 증오범죄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스타벅스와 선관위 파문에서 보듯 극우 세력의 역사 왜곡과 지역 혐오는 온라인 현상을 넘어 기업, 공공기관, 미디어 영역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진영의 논리가 아닌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열린 사회의 적이다.
이제는 사후 대응을 넘어 상시적인 감시와 교육, 연구 기능을 갖춘 제도적 대응 체계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독일의 기억문화 정책과 민주주의 보호 체계를 참고한 전담기구 설치가 필요하다. 가칭 '민주주의·인권센터'라 불러도 좋다. 광주·전남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지속 가능을 위한 과제다. 민형배 특별시장의 인수위에서 논의했으면 한다.
탈벅'과 불매는 지금도 유효한가. 역사와 민주주의를 조롱한 기업은 망한다는 선례도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