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암 1위 전립선암...“PSA 국가검진 미룰 이유 없다”

김현기 기자 2026. 6. 16.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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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환자 10년 새 2.6배 증가...고령화 넘어 생활습관·대사질환 영향 확인
비뇨기종양학회 “조기 발견 땐 완치 가능...검진 사각지대 해소해야”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국내 전립선암이 남성암 발생 1위로 올라선 가운데 대한비뇨기종양학회가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의 국가암검진 도입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나섰다.

환자 증가가 단순한 고령화 현상을 넘어선 사회·의학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 기회를 넓히기 위한 국가 차원의 검진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대한비뇨기종양학회(회장 정병창)는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6 전립선암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정병창 회장

정병창 회장은 "전립선암은 조기에 발견할 경우 높은 치료 성적과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는 질환이지만 현재 국가검진 체계에는 PSA 검사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일부 환자는 여전히 진행성 단계에서 진단되고 있어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 접근성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올해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남성암 발생 1위를 기록했다. 2023년 신규 환자는 2만3928명으로 2014년 대비 2.6배 증가했다. 2006년 6500명 수준이던 신규 환자가 20년 만에 4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날 팩트시트를 발표한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박용현 교수에 따르면 전립선암 증가의 경우 단순히 고령화 때문만은 아닌 상황이다.

박 교수는 "고령 환자 비중을 보정한 연령표준화 발생률 역시 2006년 21.1명에서 2023년 30.2명으로 약 43% 증가했다"며 "고령화 외에도 다른 위험요인이 존재한다는 의미로 의료계와 사회 전체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령별 분석에서도 전립선암은 나이가 증가할수록 발생 위험이 가파르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70대에서는 50% 이상 증가율을 보였으며 80대에서도 높은 증가세가 확인됐다.

게다가 전립선암은 대사질환과 생활습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실제 당뇨병 환자는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2.5배, 고혈압 환자는 3.2배,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3.1배 높았다. 복부비만이 있는 경우에도 위험도가 약 1.4배 증가했다. 반면 규칙적인 운동은 전립선암 발생 위험을 약 8.3% 낮추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 교수는 "전립선암은 더 이상 특정 연령층이나 일부 계층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남성암 1위라는 사실 자체가 이미 국가적 차원의 질병 부담으로 확대됐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만, 흡연, 음주 등 생활습관과 대사질환은 교정 가능한 위험요인"이라며 "예방 중심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초기 증상 없어 늦게 발견...진단 환자 절반 이상 고위험군

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이승환 교수는 전립선암 국가검진 필요성의 가장 큰 이유로 '증상 없는 진행'을 꼽았다.
왼쪽부터 박용현 교수, 이승환 교수

초기 단계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고, 전립선비대증과도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뼈나 림프절, 폐 등으로 전이된 이후에야 통증이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 교수는 "전립선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가장 쉽고 중요한 검사 중 하나가 PSA 검사"라며 "혈액검사만으로 확인이 가능하고 비용 부담도 크지 않지만 국민 인지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학회가 소개한 연구에 따르면 PSA 검사를 알고 있는 국민은 약 10% 수준에 불과했다. 전립선암 위험이 높아지는 60대 이상에서도 인지도는 25% 수준에 머물렀다.

이 교수는 "미국의 경우 PSA 검진이 보편화되면서 고위험군 비율이 감소했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늦게 발견되는 환자가 많다"며 "전립선암은 흔히 '착한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의 예후 차이가 매우 크다. 조기에 발견할수록 생존율과 삶의 질을 모두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PSA 국가검진, 과잉진단보다 조기치료 효과 더 커

이밖에 이날 비뇨기종양학회는 PSA 국가검진 확대 시 과잉진단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정병창 회장은 "전립선암은 갑상선암과 달리 적극적 추적관찰이라는 치료 전략이 이미 확립돼 있어 저위험군 환자는 즉시 치료하지 않고 정기적인 PSA 검사와 영상검사로 관리하기 때문에 과잉치료 문제로 보기 어렵다"고 분명히 했다.

이어 그는 "오히려 조기에 발견해 환자가 자신의 건강 상태를 인지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PSA 검진이 의료비 절감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학회 측 주장이다.

이승환 교수는 "건강보험 자료 분석 결과 PSA 검사를 받은 환자군이 받지 않은 환자군보다 수술과 약물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낮았다"며 "국소 단계에서 발견하면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전이성 전립선암으로 진행되면 고가의 약물치료가 장기간 필요해 사회경제적 부담이 크게 증가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도 "고소득층은 검진 접근성이 좋아 진단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의료급여 수급자와 저소득층에서도 비교적 높은 발생률이 확인된 점은 의미가 크다"며 "PSA 검사가 국가검진에 포함된다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도 동등한 검진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