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미·이란 종전 협상에 4%대 급락…3개월만 최저

장애리 기자 2026. 6. 1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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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로이터=연합.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타결 소식에 국제유가가 4% 넘게 급락하며 3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15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전 거래일보다 4.9% 하락한 배럴당 83.2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4.8% 하락한 배럴당 80.75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브렌트유와 WTI 가격 모두 지난 이란전쟁 개전 초기였던 3월10일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이란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종전 협상 타결을 발표한 전날 양해각서(MOU)에 전자 방식으로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 서명식은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MOU에 따라 양국은 적대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앞으로 60일간 핵 문제와 관련한 최종합의, 미국이 부과하는 대이란제재의 완전한 해제를 목표로 본격적인 세부 협상에 들어간다.

다만 불씨는 남아있다. 양측은 최대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60일간 통행료 없이 단계적으로 개방하는 데는 합의했으나, 유예 기간 이후의 통행료 징수 문제를 두고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행료가 영구 면제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이란 측은 60일 이후 해상 서비스 제공 대가 명목으로 수수료를 걷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가 단기간에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에너지 물류와 선박 운항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의 최고경영자(CEO)는 분쟁이 종료되더라도 전쟁 전 물동량의 80%를 회복하는 데 최소 4개월이 걸리고, 완전한 회복은 2027년 1∼2분기 이전에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전쟁 전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60∼70달러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새로운 가격 지지선이 이보다 높은 배럴당 75∼80달러 선에서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지연과 보험료 부담, 선박 운항 차질 등이 이어질 경우 유가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선 공급 정상화 가능성을 근거로 유가 눈높이를 낮춰 잡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시티는 같은 날 보고서에서 올해 3분기 브렌트유 평균 전망치를 배럴당 75달러, 4분기 전망치를 70달러로 하향했다. 2027년 전망치도 기존 배럴당 80달러에서 65달러로 낮췄다. 시티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7월 중하순께 상당 부분 정상화될 가능성을 기본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