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통행료 ‘무료’ vs ‘징수권 인정’… 미·이란 종전 MOU 해석 두고 벌써 동상이몽

권순욱 2026. 6. 16.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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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MOU 서명 완료… 호르무즈 해협, 전쟁 전처럼 완전 무료 개방”
이란 “해상 서비스 관리권 확보… 수수료 징수 권리 공식 인정받아”
미국, ‘선(先) 행동, 후(後) 완화’ 제재 원칙 고수… 즉각 해제 요구 이란과 충돌
우크라이나로 눈 돌린 트럼프 “러·우 정상과 좋은 대화, 이제 그 문제 집중”
G7 정상회의에서 양자 회담하는 트럼프와 마크롱 대통령. EO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을 공식화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불가와 조건부 제재 완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반면 이란 측은 해협 통행 수수료 징수 권리를 인정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실무 협상 과정에서 격렬한 진통이 예상된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프랑스 에비앙레뱅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 모두발언과 질의응답을 통해 이란과의 종전 MOU에 “서명이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의 핵심 성과로 이란의 핵 포기를 꼽았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되리라는 것”이라며 이란 측이 강력한 감시 권한을 전제로 이에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이란 정책을 겨냥해 “이란을 매수해 (핵) 협상을 성사시키려 했지만 그건 통하지 않았다. 그런 건 절대 통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우리는 훌륭한 일을 해냈고, 바라건대 (이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잘 지낼 수 있길 희망한다”면서도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우리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겠지만,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합의로 막혔던 석유 공급이 원활해지면서 세계 경제에 큰 성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그러나 핵심 쟁점인 대이란 제재 완화와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문제를 두고는 이란과의 시각차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완화 시기에 대해 “이란이 해야 할 일을 하면 그때부터 (제재 완화가) 이뤄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란의 행동에 달린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MOU 체결과 동시에 즉각적인 제재 해제를 원하는 이란을 압박하며, 비핵화 조치에 따른 단계적 완화라는 미국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문제를 두고 양측의 주장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의 지원 필요성을 일축하며 “우리는 (해협이) 개방될 것이라는 합의를 이뤘고 거기엔 통행료가 없다”며 전쟁 전과 다름없이 “무료(too-free)”로 개방된다고 공언했다. 동맹국들을 향해서는 “큰 도움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지만, 몇몇 국가에서 함정 한두 척을 이 곳에 배치하는 건 나쁘지 않은 생각”이라며 자유로운 항해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협조를 구했다.

이 같은 발언은 같은 날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의 보도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란 측 소식통은 최종안에 ‘호르무즈 해협의 향후 해상 항행 서비스 관리는 이란과 오만이 결정한다’는 문구가 포함됐으며, 여기서 ‘해상 서비스’라는 용어는 미국이 이란의 통행 수수료 징수 권리를 공식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측이 명문화된 문구를 두고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고 있어 향후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MOU 전문은 서명식이 열리는 오는 19일(금요일) 이후 적절한 시점에 공개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 제네바 서명식 참석 여부에 대해 “JD(밴스 부통령)가 그 행사 때문에 오기로 했다”면서도 “우리는 꽤 늦게까지 남아 있을 예정이어서, 내가 참석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며 상황에 따른 유럽 체류 일정 연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과 유럽의 다른 분쟁 해결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레바논 분쟁을 언급하며 “헤즈볼라와도 조금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전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그는 두 정상 모두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이제 이 일(이란 전쟁)이 마무리됐으니 우리는 그 문제(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날 회담에 동석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 MOU가 “평화를 향한 매우 중요한 단계”라고 환영하며, 프랑스군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는 데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G7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7일 일정을 마친 후 베르사유 궁전에서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권순욱 기자 kwonsw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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