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는 월드클래스” 자세 낮춘 정청래에…싸늘한 靑
친청계는 김민석 견제 나서기도
靑 “영악하게 작전” 격앙된 반응

당권 경쟁 과정에서 청와대와 마찰을 빚어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이재명 대통령을 “월드 클래스의 세계적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며 자세를 낮췄다. 최근 이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를 향해 ‘책임의 언어’를 강조하며 사실상 경고 메시지를 보낸 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당청 갈등 진화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성과를 언급하면서 “역대급 국위 선양으로 국민이 뿌듯해한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같은 날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26주년 기념식에서는 “이 대통령은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정신을 가장 잘 체현하고 있는 진정한 피스메이커”라고 했다.
정 대표가 이 대통령의 외교 성과를 치켜세운 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를 향해 ‘책임의 언어에 집중해야 한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전한 직후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당청 갈등 진화에 비중이 실린 행보라는 해석이다. 이날 최고위 또한 퇴진 요구가 쏟아졌던 지난주 전남광주 최고위와 달리 별다른 마찰 없이 마무리됐다.
정 대표는 최고위 이후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소를 띤 채 “궁금하시냐”고 짧게 답하고 자리를 떴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당청 갈등에 불을 댕긴 정 대표의 ‘정권은 짧다’는 발언에 대해 “언론에서 곡해해서 해석한 거다. 옆에서 지켜본 정 대표의 마음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다.
당내에서는 정 대표가 확전을 피하며 연임 행보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몸을 낮춘 정 대표와 달리 친청(친정청래)계에서는 당권 경쟁자인 김민석 총리를 겨냥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김어준 씨 유튜브 방송에 나와 “총리 개인에 대한 평가는 아니지만 사전투표 즈음 당권 얘기가 나오면서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정 대표에 대한 비토가 이어졌다. 박지원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정 대표가 지방선거 결과 등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게 옳은 태도”라며 “나 같으면 (당대표 경선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원 1인 1표제’를 두고 정 대표와 갈등을 빚은 김남희 의원은 “연임 도전 의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빨리 사퇴하라”고 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겨야 할 것을 못 이겼다면 그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다”고 꼬집었다.
청와대 내부는 정 대표에 대해 더욱 격앙된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코스피지수 5000 넘기는 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발표할 때는 정무적으로 어리석다 싶은 정도였는데, ‘정권은 짧다’는 발언은 영악하게 작전을 짜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당대표가 선거에 책임지지 않고 연임을 하겠다는 게 맞는 일이냐”며 “정권 말에나 일어날 일이 집권 2년 차에 발생하나”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진동영 기자 jin@sedaily.com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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