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분할 합의 못한 최태원·노소영…말 없이 퇴정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재산 분할 조정이 불발됐습니다.
서울고법 가사1부는 오늘(15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2차 조정기일을 마친 직후 조정 불성립을 선언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26일 정식 변론을 재개하고, 액수와 지급 방식 등에 대한 심리를 재개할 예정입니다.
재판부는 지난 1월 9일 파기환송심 첫 변론을 열었다가 3개월 만에 사건을 조정에 회부했습니다. 이후 지난달 13일과 이날 총 두 차례 조정기일을 열고 합의를 모색했으나 양측의 입장차를 결국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2차 조정기일인 이날은 오후 2시에 열려 90분 만인 3시 30분쯤 종료됐습니다. 두 사람은 모두 출석해 이혼소송 항소심 마지막 변론 기일인 2024년 4월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법정에서 대면했습니다.
최 회장은 '노 관장과 2년 2개월 만에 법정에서 대면하는데 심경이 어떤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조정이 잘 성립돼 빨리 끝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답하고 법정에 들어갔습니다. 노 관장은 '오늘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조정 과정에서 타협할 수 있는 선이 있는가' 등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입정했습니다.
조정기일이 끝난 후에는 두 사람 모두 별도 발언 없이 퇴정했습니다.
양측은 향후 재산 분할의 규모와 방법, 기준 등에 관해 팽팽히 맞설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이 분할 대상인지를 두고 상반되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최 회장 측은 SK 주식이 상속·증여로 형성된 특유재산이므로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노 관장 측은 양육 등 가사노동을 도맡으며 경영을 뒷받침한 만큼 분할 대상인 공동재산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재산분할 기준 시점에 대한 공방도 이뤄질 예정입니다. 기준점을 이혼소송 사실심(항소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할지, 현재 진행 중인 파기환송심의 변론 종결일로 할지에 따라 가액이 세 배 이상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취임한 해에 청와대 영빈관에서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습니다. 당시 현직 대통령 딸과 재벌 2세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최 회장이 2015년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의 사이에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노 관장과의 관계는 파국에 이르렀습니다. 2017년 최 회장의 이혼 조정 신청을 시작으로 두 사람은 치열한 소송전을 벌여 왔습니다.
1심은 2022년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원과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지만, 2심은 2024년 5월 위자료 20억 원, 재산분할로 1조 3,808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회사 SK 지분은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1심 판단을 뒤집어 분할액이 20배(665억 원→1조 3,000억 원)가 된 것입니다. SK그룹의 성장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과 노 관장의 기여가 있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은 불법 자금이므로 이 돈이 SK에 유입됐다고 해도 재산 분할에서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돌려보냈습니다. 다만 위자료 20억 원을 인정한 부분은 상고를 기각해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김나연 디지털뉴스 기자 kim.nayeon@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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