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재산분할 조정 결렬···‘노태우 자금’ 뺀 기여도 다시 따진다
대법 파기취지 따라 분할비율·처분재산 범위 재산정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파기환송심 조정 절차가 불성립으로 끝났다. 양측 당사자가 모두 법정에 출석해 재산분할 합의 가능성을 타진했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사건은 다시 변론 절차로 돌아가 노태우 전 대통령 측 자금 지원을 제외한 상태에서 노 관장이 최 회장 명의 ㈜SK 주식과 상속주식의 형성·유지·가치 증가에 기여했는지, 이를 재산분할액에 어느 정도 반영할 수 있는지를 다시 따지게 됐다.
서울고법 가사1부는 15일 오후 2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파기환송심 2차 조정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기일에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이 모두 직접 출석했다. 두 사람이 법정에서 대면한 것은 2024년 4월 항소심 마지막 변론 이후 약 2년 2개월 만이다.
최 회장은 조정기일 시작 전 취재진이 "2년 만에 법정에서 대면하는데 심경이 어떠냐"고 묻자 잠시 침묵한 뒤 "글쎄요. 뭐 잘 조정이 잘 성립될 수 있어서 빨리 끝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1차 조정기일 뒤 입장 차를 좁힌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노 관장은 법정에 들어서면서 취재진 질문에 별도 답변을 하지 않았다. 조정은 약 1시간 30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결과는 불성립이었다. 최 회장이 먼저 법원을 빠져나갔고, 몇 분 뒤 노 관장도 법원을 떠났다. 두 사람 모두 조정 결과 등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양측 대리인 역시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법원을 빠져나갔다.
이번 조정기일은 양측 당사자가 모두 직접 출석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지난달 13일 열린 1차 조정기일에는 노 관장 측만 출석했고, 당시 조정은 결론 없이 속행됐다. 이후 재판부는 최 회장이 출석할 수 있는 일정을 확인해 2차 조정기일을 지정했다. 당사자 본인의 의사를 직접 확인해 조정 실효성을 높이려는 취지로 해석됐지만, 양측은 재산분할을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조정이 불성립되면서 사건은 다시 변론 절차로 넘어가게 됐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26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향후 파기환송심의 핵심은 노태우 전 대통령 측 300억원 지원을 제외하고도 노 관장의 다른 기여를 인정할 수 있는지다. 대법원은 앞서 해당 자금을 최 회장 명의 ㈜SK 주식과 상속주식의 형성·유지·가치 증가에 대한 노 관장 측 기여로 참작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이 자금이 뇌물로 보이는 불법자금인 만큼 법의 보호영역 밖에 있다는 취지다. 다만 대법원이 노 관장의 다른 기여 가능성까지 배척한 것은 아니어서, 파기환송심에서는 이를 재산분할 비율과 금액에 어느 정도 반영할지가 다시 다뤄질 전망이다.
최 회장이 혼인관계 파탄 전 이미 처분한 재산을 분할대상에서 제외할지도 주요 쟁점이다. 대법원에 따르면 최 회장은 한국고등교육재단 등에 SK C&C 주식 9만1895주를, 최종현 학술원에 SK㈜ 주식 20만주를, 친인척 18명에게 SK㈜ 주식 329만주를 각각 증여했다. 또 최재원 SK스퀘어 수석부회장에 대한 증여와 SK그룹에 대한 급여 반납 등으로 927억7600만원을 처분하고, 최 수석부회장의 증여세 246억원도 대납했다. 항소심은 이처럼 이미 처분돼 현재 최 회장 명의로 남아 있지 않은 재산도 사실상 보유한 것으로 보고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같은 처분이 SK그룹 경영권 확보나 부부공동재산 유지와 관련됐을 여지가 있다면, 존재하지 않는 재산을 보유 재산처럼 계산해 분할대상에 넣을 수 없다고 봤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는 해당 주식·금전이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지도 다시 심리될 전망이다.
재산가액 산정 기준시점도 변수로 거론된다. 항소심 이후 SK㈜ 주가가 크게 오른 만큼 파기환송심이 어떤 시점을 기준으로 재산가액을 평가하느냐에 따라 최종 재산분할액이 달라질 수 있다.
앞서 항소심은 지난 2024년 5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 위자료로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재산분할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반면 위자료 20억원 부분은 상고를 기각해 확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파기환송심에서는 재산분할 부분만 다시 심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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