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 선관위 총체적 부실…개혁 토대로 삼아야

서동철 기자(sdchaos@mk.co.kr) 2026. 6. 1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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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 정치부 차장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을 급락시킨 양상이다. 지난 12일 공개된 갤럽 조사에 따르면 직전보다 7%포인트 떨어지면서 4개월 만에 지지율이 50%대로 주저앉았다. 급기야 이 대통령은 14일 순방지인 이탈리아 현지에서 영상으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열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정조사·개선 방안을 챙기기까지 했다. 영상회의가 출국 전에 이미 결정돼 있었다고는 하지만 투표용지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는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거를 치른 지 열흘이 지났음에도 주말에 잠실 개표소 봉쇄 시위에 2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것을 보면, 투표지 부족 사태로 인한 이재명 정부에 대한 불신 기류가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대통령의 지휘를 받지 않는 헌법상 독립 기관인 선관위가 선거 관리를 부실하게 해서 촉발된 일인데, 이 책임이 떠넘겨진 형국이어서다. 이런 와중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중심으로 일부 세력이 투표지 부족 사태를 부정선거로 몰아 이재명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는 측면은 우려스럽다.

전원 외부 위원으로 꾸려진 선관위 진상규명위원회의 연일 이어지는 조사와 발표 속에 사태 발생 원인이 선관위의 지방선거 준비에 대한 총체적 부실과 안이한 대응에 따른 '부실선거'였음이 드러나고 있다.

부실선거를 이유로 훼손된 참정권 보장을 위해 재선거를 치를 수는 있겠지만, 선거 자체가 부정선거였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다. 국민 상당수도 비슷한 의견으로 보인다. 갤럽 조사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놓고서 '부실한 선거 관리, 참정권 침해 문제'에 해당한다는 답변은 67%였다, '불법적 선거 개입, 부정선거 시도 증거'라는 응답은 25%에 그쳤다.

투표지 부족 사태는 부정선거 몰이가 아니라 2022년 대선 당시 소쿠리 투표 논란을 겪고도 여전히 바뀌지 않은 선관위를 개혁하는 중요한 계기로 삼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여야가 선관위 견제를 위한 감사 기능을 두기 위해 원포인트 개헌까지도 염두에 둔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국회의원들이 선관위를 상대로 꿋꿋이 개혁을 밀어붙일 수 있을지는 조금 걱정스럽다. 이들이 지역구에서 그들의 정치활동을 감시해 시어머니 같은 역할을 하는 선관위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면이 있어서다. 이런 걱정이 기우가 되지 않길 바란다.

[서동철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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