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우파 남자 많아요"…올림픽공원 시위 속 '애국 헌팅' 논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한 시위가 장기화한 가운데, 시위 현장에서는 20·30대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헌팅', '번따'(번호 따기)가 이뤄지고 있다. 정치 성향이 비슷한 사람을 만날 기회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집회 취지를 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5일 스레드 등 SNS(소셜미디어)에는 "올림픽공원에 가면 잘생기고 예쁜 사람이 많다" "시위 도중 마음에 드는 이성과 연락처를 교환했다" 등 글이 확산했다.
소개팅을 주선한다고 나선 참가자도 있다. 그는 참가 자격에 대해 "연애해서 이 나라 출산율을 살리겠다는 애국심 하나면 된다"며 "온라인이 어색한 사람, 직접 만나서 시작하고 싶은 사람은 소개팅 신청하라. 자리 한정 선착순이고 나와서 손잡고 가자"고 했다.
'올공(올림픽공원) 헌팅'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헌팅을 옹호하는 이들은 같은 성향·가치관을 가진 젊은 남녀가 만날 기회라고 주장한다. 최근 정치 성향이 결혼 상대를 보는 조건 중 하나로 자리 잡은 만큼, '올공 헌팅'이 하나의 만남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4년 발표한 '사회갈등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58.2%는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 연애·결혼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반면 시위 목적보다는 남녀 간 만남이 부각되는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다. 한 참가자는 "올공에서 헌팅하지 마라. 젊은 혈기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는데 격이 떨어진다. 할 거면 다른 데에서 해라. 놀러 온 것 아니지 않냐"고 지적했다.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는 시위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다. 명확한 주최자가 없는 이번 시위는 시간이 흐르면서 성격이 바뀌어왔다. 시위 첫 주말(6~7일)에는 청년층 비중이 높아 극단적 주장이 자제됐지만 최근 1주일간 극우 성향 단체가 합세하면서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 등 구호가 반복되고 있다.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무리하고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소환 조사에 돌입한다.
전형주 기자 jh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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