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엔 점 한 개, 글씨는 2개”…서울시, GTX-A 철근 누락 ‘설계사’도 벌점 부과

임성엽 2026. 6. 15.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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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면 텍스트-그림 불일치한 ‘설계 오류’ 확인…도화엔지니어링 제재

도면 텍스트-그림 불일치한 ‘설계 오류’ 확인…도화엔지니어링 제재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삼성역 구간 공사 현장 전경. 안윤수기자 ays77@

[대한경제=임성엽 기자]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 서울시가 시공사뿐 아니라 설계사에도 벌점을 부과하기로 했다. 철근 누락의 시작은 도면과 글자가 일치하지 않은 ‘설계 도면 오류’에서 비롯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구조적으로 안전에 문제가 없는 현장 오류를 정치권이 무리하게 선거용으로 쟁점화하면서, 오히려 보강 공사만 수개월 지연, GTX-A 개통을 늦췄다고 비판했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함께 설계사인 도화엔지니어링에도 벌점 부과 의견서를 발송하는 등 관련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태 파악 결과 시공 오류는 설계 오류에서부터 출발했다고 판단해 설계사도 벌점 부과 대상에 포함했다”고 전했다.

통상 건설 설계 도면은 텍스트(글자)와 숫자, 그림이 일치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GTX-A 철근 누락 구간의 설계 도면에는 글자로 ‘투 번들(2 Bundle·철근 2개 묶음)’이라고 명시해 놓고, 정작 단면도 그림에는 철근을 의미하는 점을 하나씩만 찍어둔 것으로 나타났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11일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왼쪽 그림(통상 설계도면)엔 점이 2개씩 찍혀 있는데 오른쪽 그림(실제 설계도면)은 하나씩만 찍혀 있었다”며 “시공 하청업체 부주의 문제도 있지만, 꼼꼼하게 대조하지 않으면 하나로 보일 수밖에 없는 설계 오류가 시공 오류를 낳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하 5층 기둥 80개 분량의 철근이 빠질 때까지 현장에서 어떻게 아무도 모를 수 있었느냐’는 핵심 의문에 대한 정황도 명확해졌다.

시의 진단에 따르면, 문제의 지하 5층 도면은 80개 기둥 전부가 ‘투 번들’이라는 똑같은 기호로 통일돼 있었다. 영어 단어에 그림상의 오류까지 겹치면서, 현장 작업자들은 특별한 의심 없이 평소 방식대로 전체 기둥을 ‘싱글(철근 1개)’로 시공했다.

이후 지하 4층 공사로 올라가서야 작업자들은 실수를 깨달았다. 지하 4층 도면에는 4개의 기둥만 ‘투 번들’이고 나머지는 ‘싱글’로 표기, 두 방식이 혼용된 도면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투 번들’의 정확한 의미와 앞선 층의 누락 사실을 인지하게 된 것이다.

오 시장은 해당 사안이 즉각 보고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구조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 시공상의 오류였고, 보강 공사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다”는 실무진 판단을 수긍했다.

특히 오 시장은 이 문제를 ‘사고 은폐’ 프레임으로 엮은 정치권 공세를 비판했다. 오 시장은 “안전이 보장된 보완 가능한 시공 오류를 선거에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바람에 사태가 불필요하게 커졌다”며 “정치 쟁점화 탓에 국토교통부가 한국콘크리트학회에 별도의 안전 용역을 다시 맡기게 됐고, 당초 5~7월로 예정된 보강 공사는 최소 3개월 이상 늦어졌다. 순수하지 않은 의도로 시민 불안을 키우고 일정만 지연시킨 점을 시민들께 분명히 알려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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