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서울 시정 '시민 신뢰'부터 되찾아야 한다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시민의 신뢰를 흔든 것은 선거 과정만이 아니었다. 삼성역 GTX-A 구간 철근 누락 논란은 대형 인프라 전반에 대한 불안을 다시 키웠다. 또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는 구조물이 붕괴해 작업자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도심 공사장의 안전관리 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 드러낸 사고였다. 그뿐이 아니다. 한강을 오가던 유람선이 멈춰 시민들이 갇히고, 서울 곳곳에서 '땅꺼짐'(싱크홀)도 반복된다. 시민들의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오 시장은 당선 직후 삼성역 GTX-A 철근 누락 논란과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문제를 먼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4일 서울시청 출근길에서 "가장 먼저 챙길 일은 삼성역 철근 누락 사건"이라고 말했다. 도심 노후 인프라와 공사장을 대상으로 고강도 특별 안전점검도 약속했다. 시민 신뢰 회복을 위한 올바른 수순이다. 다만 특별점검 지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관리 체계 전반의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아서다. 문제가 드러난 곳만 손보는 수준을 넘어 비슷한 구조의 사업장과 시설까지 전면적으로 살펴야 한다. 설계와 시공, 감리와 감독, 보고와 책임의 고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안전에 대한 믿음은 행정 신뢰로 이어진다.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철도·도로망 구축, 지하공간 개발 및 노후시설 보수 정비 등 도시 대개조 수준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개발사업이 본격화될수록 안전 문제는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다. 오 시장이 챙겨야 할 것은 사업 규모와 속도보다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 기준과 점검 체계다. 사고가 터질 때만 급하게 대책을 내놓는 '사후약방문'으로는 신뢰를 쌓기 어렵다. 점검 결과와 책임 소재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압도적 완성'을 내건 민선 9기 서울시가 앞으로 4년간 추진할 사업은 적지 않다. 사업의 규모가 성공한 시정을 뜻하지는 않는다. 시민이 믿고 납득할 수 있어야 주택공급도, 도시 개발도, 교통 인프라 확충도 추진력을 얻는다. 다시 시민들의 선택을 받은 오 시장이 먼저 보여줘야 할 일은 분명하다. 시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도시, 맡길 수 있는 행정을 완성하는 일이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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