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주도주로 볼 수 없어…반도체·배터리와 보조 맞추는 AI 짝꿍”
실적·시총 부족…ETF 상품화도 한계
현대차·모비스는 성장성 주목할 만
코스피, 30년 PER 적용땐 1만P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소식에 LG전자(066570)(107.95%)·현대오토에버(307950)(106.66%)·네이버(10.90%) 등이 수혜주로 부각되며 로봇주가 들썩였다. 하지만그의 귀국 전후로 이들 주가는 두 자릿 수 이상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이처럼 피지컬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에 로봇 산업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지만, 로봇주가 당장 주도주가 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규모와 이익이 뒷받침되지 않아 AI 투자 사이클에 보조를 맞추는 종목에 머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1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염승환 LS 증권 이사는 최근 ‘서울경제신문 정책리더스 아카데미’에서 “강세장 후반부에는 자금이 주도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주도주의 조건으로 △이익 △유동성 △스토리텔링 △상장지수펀드(ETF) 상품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반도체는 네 가지 조건을 갖춘 ‘1순위’ 주도주지만, 로봇은 독립적인 테마보다는 AI 사이클의 수혜를 받는 ‘짝꿍 업종’으로 봐야한다고 진단했다.
핵심 근거는 실적이다. 로봇은 실적과 시가총액이 ETF로 상품화하기에 충분하지 않고 반도체나 2차전지 랠리에 로봇주가 따라가는 형태의 동반 성장 산업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익이 발생해 다량의 ETF가 편입할 수 있을 때 주도주로 변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중장기 성장성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했다. 현재 로봇 산업은 2020년대 2차전지처럼 시장 규모는 작지만 산업 구조를 바꿀 잠재력이 있다고 짚었다. 실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8년까지 연간 3만 대 규모의 양산 체계를 구축해 5000대는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이 경우 2년이면 투자 회수에 돌입해 이익이 현실화할 수 있다. 염 이사는 “현대차그룹 중 기아(000270)는 주가수익비율(PER)이 7.6배에 그쳐 저평가됐다”며 “현대모비스(012330)는 핵심 부품 공급과 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까지 맞물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가 구조적 강세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진단도 내놨다. 염 이사는 코스피 강세의 배경으로 탈세계화와 AI 투자 사이클, 밸류업 정책을 꼽았다. 미·중 갈등 이후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한국이 전략적 제조거점이자 안보 자산으로 재평가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빅테크(아마존·알파벳·메타·MS·오라클)의 올해 합산 투자 규모가 1000조 원에 달하는 만큼 금리를 이기는 성장이 나와 강세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코스피는 30년 평균 PER(9.8배)을 적용해 1만 216까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에 대해서는 메모리 산업의 수익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3~5년 장기공급계약(LTA) 확대로 경기 사이클을 벗어나 TSMC처럼 이익률이 안정화되고 기업가치 평가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며 “최소 PER 10배는 적용해 삼성전자 41만 원, SK하이닉스는 285만 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했다.
신지민 기자 jim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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