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기고]사이버대학 성장, 이제 정책으로 견인할 때

2026. 6. 1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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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규 서울사이버대학교 전략기획 처장·한국원격대학협의회 발전기획위원회 위원장.

대한민국에는 다양한 대학이 존재하고, 각 대학은 설립 주체, 목적 등에 따라 다양한 법률에 의해 설립되었다. 사이버대학의 출발은 2001년 평생교육법 체제하에서 시작되었고, 이후 2009년 대부분 고등교육법으로 전환되었으나 정부의 “온라인 교육과 성인학습자 대상 교육은 원격대학(사이버대)이 전담한다”는 제도적 울타리를 믿고 막대한 시스템 투자를 이어왔다. 그런데 2020년 정부가 고등교육 자율화를 명목으로 일반대학에 무제한 원격교육과 성인 대상 학과 신설을 전면 허용하면서 기존 체제를 믿고 경영해 온 사이버대학들의 '신뢰라는 법익'은 무너졌다.

사이버대학은 원격교육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 교육부로부터 교수학습시스템, 콘텐츠 제작 기준 등 엄격한 인프라 확보와 운영의 규제를 받아왔다. 반면, 일반대학은 원격 학위과정의 개설과 운영, 인프라 확보 기준이 없이 대학의 자율로 할 수 있다. 일반대의 원격교육이 점차 확대되는 것을 고려하면 학습의 질 관리와 정보보호 등을 위한 교수학습 인프라 기준이 필수이다. 이게 아니라면 고등 원격교육의 동일성과 평등성의 원칙에 따라 사이버대학에 대한 현 규제는 역차별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고등교육 생태계의 변화 속에 대학에 대한 정책 지원의 흐름은 유독 사이버대학을 비켜 간다. 지난 4월 법무부가 발족한 '외국인 유학생 비자제도 개선 협의회'에 일반대학과 전문대학 모두 참여했지만, 사이버대학은 배제되었다. 사이버대학 유학생 D-2 비자 발급제한 같은 글로벌 진출의 구조적 장벽이 풀리지 않는 이유라면 과도한 단정인가? 더 우려스러운 것은 AI 인재양성 정책에서의 연쇄 배제다. 교육부·과기정통부의 AI 인재양성 사업에 사이버대학에 대한 고려는 보이지 않는다. 글로벌 진출과 AI라는 중요 의제에서 외면받는 것은 누락이 아닌 정책적 방치 수준이다.

사이버대학의 지난 25년은 '나 혼자만 레벨업'의 시간이었다. 2025년 현재 재학생 13만 명, 누적 졸업생 50만 명을 넘는 규모이다. 세계를 선도하는 교수학습관리시스템(LMS)을 구축하고, 콘텐츠 개발체계를 구축했으며, 에듀테크 기반의 학습분석·AI 튜터·실감형 콘텐츠 같은 첨단 교수학습 인프라를 자체 예산으로 갖춰 왔다.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에서도 대한민국 원격교육을 견인하는 교육 경험을 축적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다.

하지만 자력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일반대학과 전문대학이 매년 수천억 원의 재정지원을 받아 디지털 전환과 평생교육 체계를 정비하는 사이, 같은 고등교육기관인 사이버대학에 대한 지원은 제로에 수렴한다. 사이버대학의 운영 모델이 미래 고등교육의 방향과 부합한다면, 정책은 이를 배제가 아닌 적극적 육성의 대상으로 다뤄야 한다. 글로컬·앵커(구 RISE)와 AI 인재양성 등 주요 재정지원사업의 참여 자격을 사이버대학에 동등하게 부여하고, 사이버대학의 특성을 반영한 별도 재정지원사업 트랙을 마련하는 한편, 「원격대학 혁신지원사업」의 예산 규모도 일반대학·전문대학과의 격차를 좁혀 확대해야 한다.

2026년 교육부 예산 106조 원 가운데 82조 원이 영유아·초중등 교육에, 나머지 20조 원 남짓의 고등교육 예산은 거의가 일반대와 전문대 몫으로 사이버대학에는 그림 속의 떡과 같다. 학령인구는 줄고 성인학습자는 늘어나는 역삼각형 인구 시대에, 교육재정의 흐름이 지나치게 어긋나 있는 것은 명백한 오류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정비해 확보한 고등평생교육 예산이 사이버대학에도 분배되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예산 조정이 아니라, 평생학습 시대에 부합하는 패러다임 전환의 문제다. 사이버대학이 자력으로 미래 고등교육의 거점을 일궈 왔다면, 이제 교육부 등 정부 당국의 정책입안자들은 일반대학 중심으로 고착화된 인재양성 정책 개념을 사이버대학의 성인 재직자까지로 확대하는 인재양성 정책의 확장으로 견인할 차례다.

knowhow@iscu.ac.kr

◆남상규 서울사이버대학교 전략기획 처장·한국원격대학협의회 발전기획위원회 위원장

홍익대에서 교육학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아세안대학 이러닝 지원사업, 엘살바도르 고등교육 역량강화사업, 한-베 ITCP 프로젝트 등 다수의 글로벌 협력사업을 경험한 고등교육 전문가다. 일반대학을 거쳐 2001년부터 현재까지 사이버대학에 재직하며 교육행정 체제의 조기 구축에 기여한 공로로,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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