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범·승호만 봐도 즐거운데 흥민·강인까지" 구자철 옛 아우크스 체코 동료 모라베크의 탄식, "우린 약점을 처벌당했다"

<베스트일레븐> 김태석 기자
현역 시절 구자철과 함께 FC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활약했던 체코 미드필더 얀 모라베크가 한국전에서 역전패를 당한 체코 축구 국가대표팀을 향해 혹평을 가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2일 오전 11시(한국 시간) 과달라하라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벌어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A그룹 1라운드 체코전에서 2-1로 승리했다. 한국은 후반 14분 체코 수비수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22분 황인범, 후반 35분 오현규의 연속골로 역전승을 완성했다.
모라베크는 현역 시절 아우크스부르크에서 구자철과 함께 중원을 책임졌던 체코 축구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였다. A매치 출전 경력은 3경기에 불과하지만, 체코 연령별 대표를 두루 거치며 자국 내에서 우수한 자원으로 평가받았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는 통산 71경기를 뛰었으며, 출전할 때마다 구자철과 더불어 팀의 중원을 지탱하던 선수 중 하나였다.

모라베크는 이번 한국전을 지켜본 후 체코 매체 <이풋발>에 분석 칼럼을 기고해 한국의 완승을 인정함과 동시에 자국 축구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해 시선을 모았다.
모라베크는 "한국전은 체코 축구의 부정적인 면을 그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우리는 단지 우리의 약점을 처벌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났을 뿐"이라며 "우리의 방식대로 한국과 상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 정말 순진한 생각이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체코의 공격력 부족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모라베크는 "세트피스를 제외하면 제대로 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것이 현실이었다. 현대 축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 경기였다"라고 말한 뒤, 한국 선수들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며 상대를 칭찬했다.

모라베크는 "한국 선수들은 우리와 비교해 훨씬 뛰어난 축구 선수처럼 보였다. 그들은 공을 소유하길 원했고, 볼을 다루는 데 능숙했으며, 선수들끼리 포지션 체인지 역시 훌륭했다"라며 "황인범과 백승호 같은 선수들이 보여주는 플레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여기에 손흥민과 이강인이라는 스타 듀오까지 있다"라고 한국이 훨씬 더 나은 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선수들은 미리 주변을 스캔하며 동료와 상대의 위치를 파악했다"라며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로 패스를 줘야 할지 완벽하게 알고 있었다"라고 조직력도 높게 평가했다.
반면 체코에 대해서는 "토마시 소우체크는 볼을 받은 후 주변을 살피거나 상황을 판단하지 않고 의미 없이 롱패스를 보냈다.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생각만 있었을 뿐"이라며 "체코 선수들은 볼을 소유했을 때 지나치게 조급했고 쉽게 볼을 잃었다. 볼을 소유한 채 경기를 운영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한국의 두 번째 득점 장면을 예로 들며 수비 조직력 문제를 꼬집었다. 모라베크는 "백승호가 중앙에서 패스를 받자마자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라며 "원터치 크로스로 체코 수비 배후 공간에 볼을 투입했고, 황인범의 침투를 야로슬라프 젤레니가 놓쳤다. 체코 수비수들은 한국 선수들보다 거의 5m 앞서 있었지만 순식간에 상대를 놓쳐 실점했다"라고 말했다.
중앙 미드필더 출신이라 그런지, 모라베크는 백승호가 중원에서 볼을 잡은 뒤 돌아 들어가는 황인범의 움직임을 읽고 지체 없이 패스를 연결한 장면을 결정적인 순간으로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모라베크는 체코가 한국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으로는 32강 토너먼트 진출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모라베크는 "변화가 필요하다. 월드컵에서는 실수를 만회할 시간이 많지 않다.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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