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등 돌렸던 '트레이드 파문' 이용규는 그 때도 변명을 늘어놓지 않았다
7년 전 트레이드 파문에도 입을 열지 않았던 이용규
이번에도 모든 잘못을 자기가 안고 가려 노력할 듯

(MHN 정철우 기자) 이용규(한화)가 전격적으로 팀에 트레이드를 요구했다.
이용규는 지난 11일 시범 경기가 개막되며 한용덕 감독과 면담을 갖고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당시엔 한 감독의 만류로 뜻을 접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자신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오해할 수 있는 상황들이 계속되자 15일 구단 관계자와 면담을 통해 트레이드를 다시 요청했다.
트레이드가 원활치 않을 경우 팀에 방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2군에서 훈련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이용규가 왜 갑작스럽게 트레이드를 요구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FA 계약 이후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구단 및 코칭스태프와 갈등의 골이 깊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감독과 면담 이후 잠시 사그러드는 듯했지만 시범 경기를 치르면서 트레이드에 대한 확신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용규는 "지금은 내가 입을 열 단계가 아니다. 팀을 떠나는 것이 옳다는 결론을 내렸을 뿐이다. 다만 내 진심이 외부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왜곡돼서 알려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이용규는 지난 1월 막판까지 가는 진통 끝에 한화와 FA 계약을 맺었다. 2월 1일 캠프 출발 직전, 2+1년에 계약금 2억 원, 연봉 4억 원, 옵션 연간 4억 원 등 최고 26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억'소리 나는 수준의 계약은 아니었지만 이용규는 2년에 플러스 1년 계약이 가능해진 것에 만족감을 표시한 바 있다. 때문에 이용규가 FA 계약에 대한 불만으로 트레이드를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이후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뭔가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용규는 2004년 LG에서 데뷔해 KIA, 한화 등을 거치며 KBO 리그 대표 외야수로 성장했다.

지난 2019년 이용규가 트레이드 파동을 일으켰을 당시 기자가 쓴 기사 전문이다. 당시 이용규는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엄청난 비난에 휩싸였다. 진통 끝에 FA 계약을 맺은 직후 팀을 떠나겠다고 밝힌 것 또한 문제가 됐다.
위 기사에서 중요한 대목은 이용규가 트레이드 요구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는 데 있다.
이용규는 "트레이드 요구만으로도 구단에 피해를 입혔다. 내 생각이 짧았다. 그러나 나 살자고 여기서 이유를 늘어 놓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더는 팀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 내가 입을 여는 순간 더 큰 파문이 일어나게 된다. 끝까지 이유는 밝히지 않겠다"고 했었다.
배신자라는 비난이 어마어마하게 쏟아졌지만 이용규는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세상이 모두 그에게 등을 돌린 듯 했지만 그 누구에게도 변명을 늘어 놓지 않았다. 보는 사람이 너무 안타까워 어떻게든 설득을 해 봤지만 굳게 닫힌 이용규의 입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당시 이용규를 향해 쏟아졌던 비난은 실로 엄청난 수준이었다. 어지간한 선수 였다면 숨겨졌던 이유를 밝히며 언론 플레이를 하려 했을 것이다.
이용규는 달랐다. 끝내 자신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모든 비난을 오롯이 자기 자신이 안고 갔다.
이용규는 그런 선수였다. 옳다고 믿는 일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지키려 했던 선수다. 그만큼 자존심이 강하고 의리도 깊었다. 사근사근 부드러운 스타일이 아님에도 늘 주위에 사람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다.
이용규는 트레이드 파문 이후 1년 여간을 쉬어야 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1년의 공백은 너무나도 큰 짐이었다. 하지만 이용규는 그 기간 동안에도 왜 트레이드를 요구했는지는 끝내 밝히지 않았다. 이미 팀에 많은 피해를 입혔다며 굳게 입을 다물고 지냈다.
모든 일이 해결된 뒤에도 끝까지 이유에 대해선 말한 적이 없다. 자칫 팀 분위기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자기 자신을 낮추며 살았다.
폭풍처럼 몰아쳤던 비난의 파도 속에서도 변명을 하려 하지 않았던 이용규다. 진짜 남자의 삶을 살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던 그다.
그랬던 이용규이기에 이번 음주 운전 사고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이용규는 이번에도 변명하려 하지 않았다. 한 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게 된 순간에도 그는 변명 따윈 하지 않을 것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마무리를 하려 할 것이다. 그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리라 생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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