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회의론이 곧 기회…돈은 '병목'으로 흐른다"[포스트 워 투자전략]

김영은 2026. 6. 1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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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엽 AFW파트너스 대표 인터뷰
'추세적' 금리인상만 아니면 증시 상승 이어져
한국·미국·대만·일본 증시 주목

[커버스토리 : 포스트 워 투자전략]

이선엽 AFW파트너스 대표. 이승재 기자


“반도체 고점이냐고요? 결국엔 더 갑니다.” 

여의도 ‘야전 사령관’ 이선엽 AFW파트너스 대표는 돈의 움직임을 시장보다 한발 먼저 읽는다.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자력)’과 ‘금반지(금융·반도체·지주사)’라는 투자 키워드를 탄생시키며 시장의 나침반 역할을 해온 이 대표는 미국과 이란 전쟁 이후 열릴 힘의 이동을 파악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국장(국내증시)의 회의감이 밀려올 때가 오히려 강력한 기회”라며 “‘독점적 구조의 공급자’로 변한 한국을 여전히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점 논란이 일고 있는 반도체 역시 추가 상승에 무게를 뒀다. 이 대표는 “AI가 비서 역할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틱 시대’로 접어들면서 개인에 맞는 수많은 정보를 기억해야 하는 메모리 반도체 병목 현상이 심화했다”고 말했다. 

빅테크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투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과거 트라우마로 인해 메모리 업체들의 시설 증설은 보수적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니 가격 상승과 실적 개선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일각에서 이익률 둔화를 우려하지만 전체 이익 규모가 계속 커지면 주가는 다시 최고점으로 간다는 의견이다. 

글로벌 증시, 4개국 주목하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촉발한 탈세계화와 각자도생 역시 중요한 2026 하반기 증시 키워드다. 이 대표는 이 힘을 바탕으로 향후 주가 상승을 주도할 유망 지역은 명확하게 네 곳으로 압축했다. 한국과 미국, 일본, 대만이다. 

이 대표는 “많은 이들이 ‘국장’에 대해 회의감을 가질 때 오히려 한국 증시에 강력한 긍정적 신호가 켜졌다고 본다”며 “투자자라면 코스피나 코스닥에 투자하는 ETF를 반드시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AI 투자에 첨단 반도체만 필요한 게 아니다. 이 대표는 뒷받침할 기존 경제 중심의 ‘기반 산업(중공업·인프라)’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반도체와 기반 산업의 균형을 이 정도로 완벽하게 이룬 국가는 전 세계에서 한국과 중국 정도밖에 없다”며 “미국이 중국의 공급을 제한하면서 우리나라가 관련 투자에서 거의 독점적 혜택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성능을 입증한 K-방산의 인기도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서구권 무기가 납기 지연으로 악명이 높을 때 한국은 압도적인 가성비와 신속한 납기, 철저한 유지·보수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 대표는 “대만이 전차 108대를 인도받는 데 7년이 걸리는 동안 한국은 폴란드에 180대를 단 3년 만에 인도해냈다”며 “노르웨이가 미국의 하이마스 대신 한국의 ‘천무’를 택한 변화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내 증시의 체질 개선 역시 주목할 키워드다. 상법과 세법 개정 등 주주가치 환원을 위한 법적 변화가 동반되며 자산이 부동산이라는 비생산적 흐름에서 증시라는 생산적 금융 흐름으로 이동하는 단초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퇴직연금과 은행 예금이 증시로 흘러들고 있으니, 이는 단기 상승이 아닌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시장 확대를 예고한다”며 “관련 산업의 성장성을 고르게 자산 수익으로 연결하기엔 ETF만 한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국내 시장에서 증권과 내수 유통을 빼놓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동안 증권업은 변동성이 크고 주주 정책이 미흡해 외면받았지만 이제 IB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며 이익이 급증하고 있다. 해외 투자가 필수가 되면서 증권사의 수수료 수입이 늘었고, 정부가 주주가치 제고와 상법 개정을 통해 부동산 중심의 자금을 증시로 유도하고 있어 생활 속 투자 문화가 정착되는 중이다.

이 대표는 “모회사의 간섭이 심한 은행계열 증권사나 열위에 있는 중소형사보다는 주인이 있는 대형 증권사의 이익 증가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증시의 본질 : 제조업 부활

미국 증시 역시 장기적 흐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투자처다. 미국은 1980년 이후 비용을 줄이기 위해 생산 설비를 중국과 베트남 등지로 이전하는 ‘세계화’를 단행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제조업이 사라지자 일자리가 줄고 중산층이 몰락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경제는 서비스업과 소비 중심으로 변했고 국가 부채는 천문학적으로 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 미국은 제조업 육성에 사활을 걸었다. 특히 AI와 로봇은 향후 미국 제조업의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릴 핵심 무기다.

이 대표는 미국 시장에서 S&P500과 나스닥 중심의 투자가 단연 유리하다고 말한다. 특히 2026년부터 2027년 사이에 글로벌 시장의 기대를 모으는 AI·로봇 관련 대형 기업들이 잇따라 IPO(기업공개)를 예고하고 있어 매력도가 높다고 진단했다.

대만과 일본 증시도 훌륭한 포트폴리오로 꼽았다. 대만은 TSMC를 중심으로 첨단 반도체 수혜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뿐만 아니라 전력 설비, 그리고 워런 버핏이 지분을 10% 수준까지 끌어올린 미쓰비시·미쓰이 등 5대 상사의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반도체 부족과 쌍벽을 이루는 또 다른 기회로는 전력과 에너지를 꼽았다. 변압기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 국내 기업들이 현재 5년 치 일감이 차 있을 정도다. 지금 주문해도 변압기를 인도받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여기에 허리케인이나 산불 등 미국의 불안정한 자연환경은 송배전을 위협하는 요소다. 

이 대표는 “미국은 원전 완공 전까지 태양광(OCI홀딩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을 늘리고 화력발전이나 항공기·선박 엔진까지 동원하는 실정”이라며 “신재생 에너지의 간헐성을 해결할 ESS(에너지저장장치) 관련 수혜가 지속되는 가운데, 특히 리튬 수요 확대와 공급 부족에 따른 리튬 광산을 보유한 기업(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엘앤에프, POSCO홀딩스)도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데이터센터의 생사여탈권을 쥐게 되면서 미국의 블룸에너지, 디젤발전기를 생산하는 캐터필러 같은 기업들의 장기 호황 역시 이제 시작 단계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내 LNG 발전 급증과 소형모듈원전(SMR) 확산은 결국 터빈 기술을 쥐고 있는 GE버노바, 두산에너빌리티, 미쓰비시중공업 등에 거대한 낙수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한전기술·우진·현대건설 등 대형 원자력발전 설비 진영의 장기 전망 역시 확실하다”고 말했다.  

[박스 인터뷰]"추세적 금리인상 아니면 하반기도 상승"

-전력주가 출렁이고 있다. 
“AI 수혜로 오르는 종목을 보면 ‘병목’인 기업들이 많이 올랐다. 반도체 그다음이 전력기기였는데 전력기기가 ‘싸다’고 말할 수 있는 종목은 아니었다. 실적과 주가를 비교했을 때 반도체는 여전히 저평가인 반면 전력기기는 비쌌다. 하지만 일부 조정을 받고 나면 여전히 병목이 장기화될 시장이기 때문에 큰 추세가 무너진 건 아니라고 본다.”

-금리인상, 주가 하락 시그널인가.
“금리인상이 추세적이지만 않으면 된다. 한국은행도 두 차례 금리 인상을 고민 중이고 미국 역시 인플레이션을 선제적으로 예방하는 수준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본다. 그렇게 되면 추세적이지 않은 단기적인 인상이 그려지기 때문에 시장이 쉬어가는 빌미는 되지만 기존의 방향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

-하반기 증시 시나리오를 어떻게 예상하나.
“지금 이렇게 쉬어간다면 하반기는 다시 시장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AI 수혜나 지정학적 수혜를 받은 종목 중에서도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공급망이 존재한다. 하반기에도 쉬어가는 국면이 있을 테지만 그다음에는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편집자주] 빅테크 중심으로 질주해 온 미국 증시의 고평가 논란, 달러 체제의 균열 조짐, 예측하기 어려운 금리 흐름, 에너지 패권 재편,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금융 질서 변화까지. 투자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시장과 마주하고 있다. 한경매거진앤북이 출간한 책 ‘투자 대가 9인의 포스트워 투자전략’은 전쟁 이후 재편되는 세계경제와 자본시장을 진단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구루들이 바라보는 투자 해법을 담았다. 한경비즈니스는 이번 호 커버스토리를 통해 책에 담긴 핵심 통찰을 미리 살펴보고 불확실성의 시대,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시장의 방향을 짚어본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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