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선출 후 장동혁 지도부 사퇴론 분출…“속도조절해야 한다” 반론도

국민의힘에서 당권파로 분류되는 정점식 신임 원내대표 선출 다음날인 12일 장동혁 대표 등 당 지도부 사퇴론이 분출했다. 친한동훈(친한)계인 우재준 최고위원이 지도부 총사퇴를 제안했고, 쇄신파 모임인 ‘대안과미래’는 장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당내에선 “대안없는 지도부 사퇴는 안 된다”며 속도 조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선 지도부 사퇴를 두고 당권파와 비당권파 사이 공개 설전이 벌어졌다. 비당권파인 우 최고위원은 모두발언에서 “우리 지도부가 지금 이 선거(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책임을 회피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며 “우리 지도부에 정식으로 제안한다. 우리 모두 사퇴했으면 좋겠다. 다음 지도부를 위해서 미래를 열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권파인 조광한 최고위원은 “철없는 소리다. 정치적으로 굉장히 미숙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우 최고위원은 “철없는 소리라뇨”라고 반발했고, 조 최고위원은 “논쟁은 이따가 합시다. 단둘이 조용히 합시다”라고 말했다.
회의 시작 때 발언했던 장 대표는 다시 마이크를 잡고 “당 지도부에 어떤 선택을 요구하거나 그 길을 열려면 110명 의원께서 이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답을 먼저 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권파인 김민수 최고위원도 추가 발언에서 “비공개회의는 참석도 안 하면서 본인 계파를 위해 뛰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후 비공개회의에서는 장 대표 사퇴에 대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 최고위원은 최고위 후 기자들에게 “(조 최고위원의 발언은) 기본이 안 된 발언이다. 제가 철이 없는 건지 본인이 기본이 안 된 건지 반성하셔야 한다”며 “저는 계속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안과미래는 소속 의원 25명 전원 명의로 장 대표 사퇴를 촉구하고, 6·3 지방선거 재선거에 반대하는 입장문을 냈다. 대안과미래 소속 이성권·권영진·박정하·고동진·안상훈·김건·김소희·김재섭·김용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이는 오롯이 장동혁 지도부의 책임”이라며 “보수는 늘 책임을 중시해왔다. 장 대표가 진정 스스로 보수라 생각한다면 이제 그만 자리에서 물러나달라”고 밝혔다. 대안과미래는 정 원내대표에게 장 대표 거취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 개최도 요구했다.
비당권파에선 최고위원 줄 사퇴를 통한 장 대표 사퇴 압박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한 비당권파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우 최고위원이 사퇴하고 이어서 양향자 최고위원이 사퇴하게 된다면 나머지 최고위원들 때문에 장 대표가 직을 유지하는 모양새가 된다”며 “장 대표를 지키는 사람이 누구인지 국민들이 다 보게 될텐데, 그 여론의 압박을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방선거 직후가 아니라 원내대표 선출 다음날 장 대표 사퇴론을 꺼낸 것은 이런 요구가 원내대표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비당권파가 장 대표 사퇴를 요구하면 그 반발 심리로 (비당권파 지지를 받는 원내대표 후보인) 김도읍 의원이 불리해질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다”며 “선거 직후에도 장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지만 기다렸던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 사퇴론이 분출하고 있지만 속도조절론도 함께 나온다. 한 지도부 인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와 만나 “우 최고위원 발언은 할 수 없는 말은 아니지만, 오히려 다른 지도부가 장 대표 사퇴를 얘기하지 못하게 만들었다”며 “(다른 지도부가 장 대표 사퇴를 이야기하면) 친한계이자 청년최고위원인 우 최고위원 주장을 따라서 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가 사퇴하면 그다음은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질 텐데 어떤 형태가 돼야 할지 당내 합의가 되지 않았다”며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장 대표가 사퇴하면 혼란만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이 싸우고 있는데 우리가 굳이 싸울 필요는 없지 않느냐”며 “장 대표 체제는 어떻게든 끝나게 돼 있다. (장 대표 임기 중) 총선 공천권이 있는 것도 아닌데 급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쌤, 부엉이 케이크 드릴게요” 아무렇지 않게 노 전 대통령 죽음 조롱···교실 파고든 혐오,
- [속보]이 대통령, 나토 정상회의서 ‘방산 파트너십 2.0’ 제안…“무기거래 넘어 공동개발·생산
- [르포]“양파 한망에 650원이라니, 팔수록 빚더미”···시민과 함께한 ‘7.7 전국농민대회’
- 이강인 ‘다시 스페인’ 끈질긴 구애해 온 AT 마드리드로···연봉 100억원에 이적 확정
- “중산층 살게 넓게 지으라” 이 대통령 지시에···30평대 공공임대주택 40%까지 늘린다
- 광주일고 “배재고 학생, 주홍글씨 원치 않아”···출전정지 재심 앞두고 선처 호소
- ‘홍명보 감독 선임 주도’ 이임생, 이 시기에 캄보디아행 왜?
- [단독]“수사팀장이 장윤기 아버지 따를 이유 없어”···검찰, ‘수사 무마’ 경찰 윗선 개입 가
- 한화오션, 캐나다 잠수함 수주 불발에 “나토 동맹의 벽 못 넘어···도약할 수 있는 길 찾겠다”
- 트럼프, 유럽 정상 만남 앞두고 “그린란드, 미국이 통제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