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때까지 간다' 美 "이란인은 월드컵 보지마" → 이란도 폭발 "항위 시위 발생시 즉시 선수단 철수"

조용운 기자 2026. 6. 11.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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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 티후아나 국제공항에서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단이 버스를 타고 출발하자 축구 팬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이란 내전으로 인해 대표팀의 월드컵 참가가 난항을 겪고 있으며, 미국 비자 발급 문제로 인해 원래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훈련하던 대표팀은 현재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훈련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미국 정부의 비자 발급 거부와 응원단 티켓 취소 조치를 둘러싸고 이란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최악의 경우 월드컵 보이콧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란축구협회는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임박한 시점에 미국 당국이 자국 팬들을 대상으로 부당한 제재를 가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이란 축구팬들의 경기장 입장을 사실상 차단하고 있다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란축구협회에 따르면 조별리그 세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 이란 관람객들이 입장하지 못하도록 미국이 또다시 방해 공작을 벌이고 있다. 개막을 불과 하루 앞둔 시점에서 이 같은 조치를 강행한 데 대해 깊은 분노를 느낀다고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르면 월드컵 본선 진출국 협회는 경기장 전체 좌석의 8%를 자국 응원단 몫으로 배정받는다. 이에 따라 이란축구협회는 뉴질랜드, 벨기에, 이집트와의 조별리그 경기 티켓을 이미 자국 팬들에게 판매한 상태였다. 상당수 이란 팬들은 항공권과 숙박 예약 등 현지 관람 준비를 마친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조치를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축구협회는 이번 사태를 두고 "스포츠가 추구해야 할 연대와 참가국 간 평등 원칙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어 "FIFA와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스포츠의 중립성과 형평성을 수호해야 한다"며 "이란 팬들이 어떠한 차별도 없이 대표팀을 응원할 수 있도록 즉각 개입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FIFA와 미국 측 조직위원회는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양국 간 갈등은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미국 정부는 앞서 이란 대표팀의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스태프와 관리자 약 15명에 대한 입국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이에 반발한 이란은 당초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마련할 예정이던 전지훈련 캠프 계획을 철회하고 멕시코 국경도시 티후아나로 거점을 옮겼다.

▲ 멕시코 티후아나 국제공항에 도착한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 미드필더 알리레자 자한바크시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란 내전으로 인해 대표팀의 월드컵 참가가 난항을 겪고 있으며, 미국 비자 발급 문제로 인해 원래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훈련하던 대표팀은 현재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훈련하고 있다.

실제로 이란 선수단과 잔여 지원 인력은 지난 8일 티후아나에 입성했으며, 경기 일정이 있는 날에만 미국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방안을 택했다. 이란은 오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질랜드를 상대로 월드컵 첫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여기에 이란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경기장 내 정치적 시위 발생 시 대회 참가 자체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아흐마드 도냐말리 이란 스포츠부 장관은 자국 체제를 비판하는 시위가 경기장 안에서 벌어지거나 승인되지 않은 상징물이 등장할 경우 즉시 대표팀을 철수시키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도냐말리 장관은 이란 매체 '바르제시3'과의 인터뷰에서 "체제 전복을 선동하거나 정치적 구호가 경기장 내에서 발생하는 즉시 이란 대표팀은 잔여 경기를 포기하고 경기장을 떠날 것이라는 입장을 FIFA에 공식 전달했다"고 말했다.

▲ 알리레자 자한바크시(오른쪽)를 비롯한 이란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멕시코 티후아나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이란 내전으로 인해 월드컵 참가가 난항을 겪고 있는 이란 대표팀은 미국 비자 발급 문제로 인해 애리조나주 투손 대신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훈련하고 있다.

또한 이란 정부는 현재의 공식 국기 외에 과거 왕정 시절을 상징하는 사자와 태양 문양의 깃발 등은 허용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도냐말리 장관은 "그러한 상징물이 경기장에 등장할 경우 대표팀은 지체 없이 경기를 거부하고 철수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일정대로라면 이란은 뉴질랜드전을 시작으로 21일 벨기에, 27일 이집트와 차례로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특히 뉴질랜드전과 벨기에전은 이란계 이민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려 대규모 원정 응원이 예상됐으며, 이집트전은 시애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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