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고래는 왜 사람을 삼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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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11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프로빈스타운 근해에서 조업 중이던 56세 어부 마이클 패커드(Michael Packard)가 거대한 혹등고래에게 삼켜졌다가 생환했다.
이빨고래 중 가장 몸집이 큰 향유고래는 대왕오징어도 통째로 삼킬 수 있을 만큼 식도가 넓어, 이론상 90여 종의 고래 중 사람을 삼킬 수 있는 유일한 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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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11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프로빈스타운 근해에서 조업 중이던 56세 어부 마이클 패커드(Michael Packard)가 거대한 혹등고래에게 삼켜졌다가 생환했다. 바닷가재를 잡기 위해 수심 약 14m 바다에 잠수했다가 먹이활동 중이던 고래의 입속으로 빨려 든 것. 하지만 30여 초 뒤 고래는 수면으로 올라와 머리를 세차게 흔들며 그를 뱉어냈다. 인근에서 조업 중이던 동료들에 의해 구조된 그는 병원에서 무릎 탈구와 가벼운 타박상 진단을 받고 당일 퇴원했다. 20년 전인 2001년 코스타리카 여행 중 비행기 추락사고를 겪고 기적적으로 생존한 적이 있던 그는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남자’로 불렸다.
몸무게가 수십 톤에 달하는 혹등고래가 사람이나 물개를 입에 담는 일은 드물지만 아예 없진 않다. 빠르게 유영하며 수만 리터의 물을 단숨에 들이켜는 ‘런지 피딩(lunge feeding)’ 과정에서 ‘이물질’이 섞여 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속 수염판으로 크릴이나 플랑크톤 등 작은 먹잇감만 걸러 삼키는(filter feeding) 수염고래들의 식도는 사람 주먹 정도로 좁고, 최대한 확장하더라도 인간을 통째로 삼킬 만큼(어깨너비 40~50cm) 넓어지진 않는다. 즉 혹등고래나 대왕고래 등 수염고래가 사람을 삼키는 건 해부학적으로 불가능하다.
성경에 등장하는 레비아탄이나 그리스 신화 속 헤라클레스가 상대했던 ‘케토스(Ketos)’, 북유럽 신화와 민담에 등장해 사람을 잡아먹는 거대한 바다 괴물들이 일부의 상상처럼 고래라면, 그건 향유고래일 가능성이 있다. 이빨고래 중 가장 몸집이 큰 향유고래는 대왕오징어도 통째로 삼킬 수 있을 만큼 식도가 넓어, 이론상 90여 종의 고래 중 사람을 삼킬 수 있는 유일한 종이다. 하지만 향유고래가 사람을 삼킨 사례 역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직 단 한 건도 없다. 허먼 멜빌의 분노한 향유고래 모비딕도 배만 부쉈지 사람을 삼키는 건 바다에 맡겼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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