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어제 때렸고 오늘 더 세게 친다”… 페제시키안 “절박함의 표현” 일축
페제시키안 대통령 “기반 시설 위협은 힘의 과시 아닌 절박함의 방증”
오바마 핵합의 비난…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탈출로 유가 안정 주장
국경 단속에 106조원 투입… 임기말까지 ‘미국 안보법’ 전격 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추가적인 군사 타격을 강력히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만나 “우리는 어제 이란을 강하게 때렸다. 오늘 이란을 더욱 강하게 다시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적은 것과 관련해서도 “그들을 아주 강하게 공격할 것”이라는 뜻이라며 이번 조치가 “헬리콥터 사건에 근거해서” 이루어지는 보복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군사 충돌은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미 육군의 아파치 헬리콥터가 격추되면서 촉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측이 초기에는 배후 관계를 부인하다가 결국 이를 인정했다면서 “우리가 (헬리콥터 동체에 날아와 박힌) 불발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란 내 발전소와 교량 등 핵심 기반 시설에 대한 공습 가능성을 묻는 폭스뉴스 인터뷰 내용에 대해서도 “나는 그렇게 할 수 있다”며 “나는 (그것들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이란은 즉각 반발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절박함의 표현’이라고 일축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핵심 기반 시설은 국민의 생명줄이다. 교통망부터 전력 및 수자원 산업에 이르기까지, 이런 시설들을 표적으로 삼겠다는 위협은 결코 힘의 과시가 아니며, 오히려 이란의 강력한 의지 앞에서 드러내는 절박함의 방증일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이란이 보유한 전문가들의 지식과 국가적 단합을 바탕으로 외압에 굳건히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긴장이 고조되는 와중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막판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순된 태도를 보였다. 그는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보겠다. 우리는 정말 합의에 가까워졌다”며 “그들이 해야 할 일은 단지 (합의) 문서에 서명하는 것뿐”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이란이 합의 문서의 막중한 무게감 때문에 “협상은 완전히 끝났는데 시간을 자꾸 끌고 있다(tapping and tapping)”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체결했던 이란핵합의(JCPOA)를 “내가 본 것 중 최악이자 가장 어리석은 문서”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자신이 집권 1기 시절 해당 합의에서 탈퇴하지 않았더라면 이란이 이미 핵무기를 확보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그들이 핵무기를 가졌더라면 이스라엘도 없을 것이고 중동도 없을 것이며, 그들은 분명 우리를 공격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이란은 절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는 점에 동의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 이후 갇혀 있던 유조선들이 빠져나오기 시작했다는 전황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는 “우리는 매일 밤 수백만 배럴의 석유를 (호르무즈 해협에서) 끌어내 왔다”며 이러한 공급 노력 덕분에 “유가가 배럴당 250달러가 아니라 85∼90달러 수준에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전쟁이 종식되면 유가가 가파르게 폭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곁들였다.
같은 날 백악관에서는 미 의회를 통과한 700억달러(약 106조4000억원) 규모의 이민단속 예산법안인 ‘미국 안보법(Secure America Act)’의 최종 서명식도 진행됐다. 이 법안은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경순찰대 등 불법 이민 단속 기관에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임기 종료 시점까지 3년 치 예산을 한 번에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안보법에 서명하게 돼 매우 기쁘다. 이를 통해 내 임기가 끝날 때까지 국토안보부에 즉각적이고 완전한 예산을 지원함으로써 더는 이 문제로 논의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이라며 강력한 국경 통제 의지를 재확인했다.
권순욱 기자 kwonsw87@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