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참정권은 상시 침해…투표소 92%가 장애물 존재
- 경사로·승강기·점자 유도블록 등
- 67곳 182건 ‘개선 필요성’ 지적

6·3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참정권 보장을 향한 국민적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거 때마다 참정권을 제한·침해당한 장애인 유권자로 관점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10일 부산시 인권센터의 ‘부산지역 투표소 인권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이번 선거 때 투표소로 사용된 공간 절대다수는 장애인 유권자가 참정권을 행사하기에 불편한 여건을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센터가 지난 4월 9일~지난달 29일 각 구·군별 사전·본투표소 73곳을 살핀 결과다. 인권센터는 이곳들 중 67곳(182건)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모니터링은 ▷건물 주출입로 접근성 ▷건물 내 이용 편의성 ▷투표소 접근성 기준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투표소 경사, 승강기 설치 유무, 점자 유도블록 부재 등이 주된 지적 사항이었다.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시는 지적 사항 일부를 어느 정도 개선했으나 21건은 장기 검토, 7건은 조치 불가로 남았다. 지적 사항이 없는 적정 투표소는 6곳에 그쳤다. 적잖은 투표소가 장애인 접근성에 한계를 보인 것이다.
시각장애인은 투표소를 찾기 전 후보자 정보를 알기도 어렵다. 먼저 기초의원 선거의 경우 후보자가 점자 선거공보를 만들 의무가 없다. 나머지 선거는 점자 공보 제작이 의무이지만, 분량이 제한된다. 법규상 일반 책자형 선거공보 면수의 2배 이내로 만들도록 규정된 까닭이다. 똑같은 내용이 담기더라도 점자 공보물은 일반 공보물에 비해 3~4배의 면수가 필요하다. 결국 점자 공보물에 담기는 정보는 일반 공보물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
발달장애인은 투표를 보조받을 권리를 제한당하는 실정이다. 선거관리위원회 매뉴얼상 장애 유형과 무관하게 투표보조 인력이나 용구를 사용할 수 있는데도 ‘투표 사주 의심’을 이유로 현장에서 가로막히는 사례가 계속되는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23년 부산·서울 등에서 국가를 상대로 차별구제 소송이 제기됐다.
실제 지난해 1월 부산고법에서는 ‘장애인차별금지법상 간접차별과 정당한 편의 제공 거부에 각 해당한다’는 판단도 나왔다. 그러나 국가가 상고하면서 대법원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2022년에는 투표용지에 후보자 사진 등을 부착한 ‘그림 투표용지’를 제공해달라며 소송도 제기됐으나 이 역시도 대법원 심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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