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좀비기업' 최대… 반도체 호황의 민낯

유진아 2026. 6. 1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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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업 이익률 5.4% → 6.2%
좀비기업 비율은 38.5% → 39.9%
'삼전닉스', 올해 영업익 작년 6배
재룟값·환율에 파산기업도 늘어
"평균 함몰땐 구조적 양극화 고착"

기업의 수익성은 개선됐는데,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이른바 '좀비기업' 비율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반도체 초호황에 가려진 우리 기업 경쟁력의 민낯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앞으로 이 같은 반도체 '착시현상'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의 6배 이상이며, 내년은 10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좀비기업' 수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중동전 이후 원재료가 상승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환율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중간재 중소기업들의 상황은 거의 한계에 달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5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3만4456개(제조업 1만3918개·비제조업 2만538개)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6.2%로, 전년(5.4%)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5.5→6.9%)과 비제조업(5.2→5.4%)의 영업이익률이 모두 상승한 가운데,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의 영업이익률이 8.8%에서 15.0%로 크게 뛰었다.

한은은 이 같은 수익 개선이 반도체 초호황의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이미주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영업이익률 상승은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이 많이 판매되고 반도체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반도체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이 크게 높아진 데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면 전체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2024년과 2025년 모두 4.9%로 동일했다"며, 이들 기업의 실적 개선 효과가 전체 지표 개선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수치는 개선됐지만 '좀비기업' 비율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이른바 '한계기업' 비중은 38.5%에서 39.9%로 높아졌는데, 이는 2013년 통계 편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중동전 이후 반도체와 이를 제외한 다른 업종 간 'K-자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래에셋 등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합산은 600조원 이상이며, 내년에는 9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90조원)과 비교하면 올해는 6배, 내년은 10배 이상의 수익을 거둔다는 뜻이다.

반면 석유화학과 철강은 중국의 생산량 증가와 세계 각국의 자국 보호주의로 인해 구조적인 침체를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내수와 중간재 제조 중소기업의 여건은 더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법원 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 4월 법인 파산 신청 누적 건수는 859건으로 전년 동기(718건) 대비 141건 증가했다. 1년 기준 가장 많은 법인 파산 신청 건수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속도가 빠르다.

재계에서는 반도체 산업의 특성 상 완제품 제조업체에 비해 협력업체 낙수효과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에, 반도체 초호황 이후 경기 낙폭이 더 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평균개념에 함몰돼 구조적으로 취약한 것이 덮이는 착시효과가 생길 수 있는데, 지금 걷어내 약점을 보지 않으면 양극화 문제가 구조적으로 굳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아·임재섭 기자 gnyu4@dt.co.kr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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