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금리 인상 어려울 것... 증시 변동성은 경기 좋아 발생한 성장통"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이 하루에도 수퍼센트씩 급등락을 반복하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미국 고용 지표의 서프라이즈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에 불씨를 당기며 투자자들의 공포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시적 조정인지, 강세장의 종료인지에 대해서도 시장 혼란은 커지고 있다. 당장 오늘밤부터 다음주까지 금리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국의 물가 지표(CPI)부터 FOMC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시장 참가자들은 이벤트 이후 증시의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신영증권 김효진 박사는 경제 펀더멘탈을 면밀히 뜯어보면, 최근 변동성은 경기가 나빠서 무너지는 부러짐이 아닌 경기가 너무 좋아서 발생하는 성장통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고용 호조가 촉발한 변동성… '나쁜 위기' 아닌 '좋은 조정'
최근 증시를 뒤흔든 하락세의 표면적 원인은 미국의 강한 고용 지표와 물가 불안이다. 통상 경기가 침체 국면에 진입해 기업 실적이 악화되면서 주가가 무너지는 조정은 장기 침체로 이어지기 쉽다. 그러나 현재 시장은 반대 상황에 놓여 있다. 미국 고용 시장은 여전히 탄탄하고,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더 올리거나 고금리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를 누르는 형국이다. 즉, '경기가 너무 좋아서 흔들리는 조정'인 셈이다.
글로벌 실물 경제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한국의 수출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반도체 호황을 맞은 대만을 필두로 한국의 수출은 가파른 추격세를 보이고 있다. 주목할 점은 특정 국가의 독주가 아니라는 것이다. 베트남, 태국, 미국, 독일은 물론이고 오랜 침체를 겪던 중국마저 최근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바닥을 다지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전쟁 여파와 AI 투자 부진으로 정체된 유럽을 제외하면, 전 세계 주요국의 수요와 교역량은 예상보다 훨씬 견조하다. 과거 경험상 이처럼 경기 펀더멘탈이 살아 있는 국면에서의 주가 조정은 고점 대비 20%를 넘지 않는 수준에서 마무리가 되곤 했다.
5월 CPI와 FOMC 전망
투자자들의 시선은 당장 발표를 앞둔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뒤이어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로 쏠려 있다. 현재 시장은 5월 CPI가 오랜만에 4%대에 진입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된 상태다.
하지만 물가 지표의 절대적인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선반영 여부'와 '향후의 방향성'이다. 향후 물가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면 높은 물가가 확인된다고 하더라도 불안감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은 이미 4%대 물가 가능성을 인지하고 마음의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충격적인 숫자가 아니라면 증시를 추가 폭락으로 이끌 가능성은 작다.
물가의 핵심 변수인 국제유가의 흐름도 긍정적이다. 지난 3~4월 전월 대비 두 자릿수씩 급등했던 유가는 5월 들어 배럴당 100달러 선을 정점으로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유가가 80달러 대까지 내려앉으면서, 5월 물가가 다소 높게 나오더라도 6월 이후부터는 물가 상승 압력이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역시 고용에 무게추가 실려 있다. 현재 물가가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더라도 향후 고용 둔화 시그널이 감지된다면 연준이 무리하게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기는 어렵다. 물가보다는 향후 고용 지표가 시장에 더 민감하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연내 금리 인상 전환 우려'와 함께 '연내 동결' 시나리오가 여전히 존재하는 배경이다.
ECB·BOJ 통화정책 변화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
미국 외에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움직임도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소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팬데믹 이전처럼 미국의 행보를 그대로 추종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각국의 경제 상황에 맞춰 각개전투식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다.
유럽과 일본의 금리 인상 기조는 글로벌 유동성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오랜 기간 제로 금리를 유지해 온 일본이 금리를 올릴 경우,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전 세계 자산에 투자했던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급격히 청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외 변수가 한국 증시에 미칠 직접적인 타격은 제한적이다. 최근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공세 속에서도 국내 기관 및 개인 자금의 견조한 수급이 하방을 타이트하게 받쳐주며 지수를 방어해왔다. 대외 유동성 축소 우려가 쿠션 없이 국내 증시에 곧바로 충격파를 던지는 구조가 아니라는 의미다. FOMC라는 최종 결정권자의 패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상하방이 모두 막힌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수요의 무너짐이 없는 한 흐름은 결국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다.
스페이스X 등 대형 IPO… 유동성을 가늠할 '온도계'
변동성 장세 속에서 진행되는 스페이스X, 엔트로픽,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기업공개(IPO)를 바라보는 시각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흔히 대형 IPO가 등장하면 시장의 자금을 흡수해 기존 주식시장을 위축시킨다는 우려를 하곤 한다.
하지만 학계와 투자 전문가들은 IPO 시장을 증시의 돈을 뺏어가는 '흡입기'가 아닌, 현재 시장의 활력을 측정하는 '온도계'로 정의한다. 시장에 주식 공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대형 IPO가 흥행에 성공한다는 것은 그만큼 대기 자금이 풍부하고 투자 심리가 살아있다는 방증이다. 반대로 촉망받는 기업의 IPO가 실패한다면 기존 보유 종목들의 기대 수익률도 낮춰 잡아야 하는 신호가 된다. 따라서 대형 IPO의 흥행 여부는 증시의 하반기 에너지를 확인하는 좋은 척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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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사는 삼프로TV 인터뷰 방송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더욱 정확한 풍성한 내용은 방송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