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투표용지 참사’ 성난 대학가... MZ세대를 다시 본다

이번 투표용지 사태를 보노라면 한숨이 난다. 해외 언론들도 대서특필이다. ‘K-대한민국이라더니 이게 뭐지’ 하는 듯하다. 점입가경이다. 선거 당일 투표용지 부족 투표소가 50곳에서 91곳으로 늘었다. 청주에서는 멀쩡한 유권자 1천여명이 투표인 명부에서 사라졌다. 정말 ‘이게 뭡니까’다.
“앞으로 투표용지 떨어지기 전에 오픈런이라도 해야 하나” 얘기도 나온다. 참으로 궁금하다. 우리 K-선관위는 투표용지에 왜 그리 인색했을까. 애초에 정부가 예산을 깎아 버렸나. 그깟 몇 푼 된다고. 아니면 이면지로 쓰거나 암표상에 넘기려 빼돌렸나. 또 아니면 ‘6·3 투표지’가 먼 나중 금값 될 줄 미리 알았나.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일대만이 아니다. 특히 2030세대들이 절차적 불공정에 성이 났다. 인천 대학가에서도 ‘선관위 규탄’ 한목소리다. 인하대, 인천대, 경인교대, 가천대 메디컬캠퍼스, 청운대 인천캠퍼스, 안양대 강화캠퍼스 등 빠진 데가 없다. 4일 청운대가 맨 먼저 성명을 냈다. 선관위의 참정권 침해와 직무유기를 규탄했다. 5일 인하대 총학생회도 학교 누리집,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입장을 올렸다. ‘선관위의 명백한 선거 관리 실패와 유권자 참정권 침해를 규탄한다’고 했다. ‘투표소의 어느 누군가는 끝내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 채 투표소를 떠났다’고도 했다. 인천대 총학생회도 5일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참담한 행정 참사’라며 가세했다. 인천 대학생들은 이번 사안의 성격을 분명히 했다. 정파 간 논쟁이 아닌 유권자 권리 보장의 문제임을 특히 강조했다. 그간의 ‘부정선거 음모론’과는 확실히 선을 그은 것이다.
과거 나라가 못 살던 시절, 선관위는 비상설 기구였다. 선거 때면 공무원, 교사들이 파견돼 훌륭히 치러냈다. 이제는 전국 수백 곳에 하부 기구를 거느린 거대 조직이다. 그런데도 ‘소쿠리 투표’에다 ‘채용비리 가족회사’ 소리를 듣는다. 엊그제 이번 사태에 대한 4부 요인 회동이 있었다. 원래 5부 요인 자리이지만 중앙선관위장은 배제됐다. 선거 관리 하나 제대로 못하면 존재 이유가 뭔가. 인적 쇄신을 포함한 환골탈태가 시급하다.
이번 MZ세대의 분노에 대해 대통령도 평가했다. “참으로 귀하고 존경할 만하다.” M1 소총을 ‘에무원’으로 발음하던 세대들은 ‘에무지’라 읽는 MZ세대다. 그들은 특히 절차적 공정, 절차적 정의에 민감하다고 한다. 그래야 결과적 정의도 가능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미래 세대에 대한 믿음과 큰 희망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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