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줄자 ‘부정선거’ 구호 확산… “中 공안이냐” 경찰 봉변도
강경 보수파 유입 정치색 짙어져
시위 참가 4명 중 1명 60대 이상
대만 기자에 ‘중국인 신원’ 확인
온라인선 특정 경찰 신상 박제도
체육단체는 출근 못해 업무 차질
송파서장 사의… 서울청, 현장 지휘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개표소 봉쇄 시위가 9일로 닷새째를 맞았다. 시위에 2030세대의 참여가 줄고 강경 보수 지지자들이 유입되며 정치색이 짙어지고 기존 부정선거 시위로 회귀하고 있다. 핸드볼경기장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체육 단체들은 업무에 차질을 빚었고 경찰 역시 온라인상에서 횡행하는 음모론이 현장에서 공격적인 태도로 표출돼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어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외신 취재진에 대한 신원 확인 등도 잇따랐다. 대만 취재진 장배자씨는 “어제 오후 4시쯤 대만어로 현장에서 중계를 하던 중 15명가량 시위대가 몰려와 ‘사진 찍지 말라’, ‘중국인이냐’ 등을 물으며 쫓아내려 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물리적 충돌은 없었고 대만인임을 소명하고 해결됐다”고 했다. 온라인에서는 ‘중국 공안이 침투했다’, ‘복면을 쓴 경찰은 가짜 경찰’이라는 식의 루머도 퍼지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 퍼진 영상에는 시위 참가자 여럿이 경찰관 1명을 에워싸고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기도 했다. 특정 경찰관 사진을 공유하거나 이름 등을 문제 삼는 ‘신상 박제’도 이어졌다. 한 기동대 소속 간부가 시위대로부터 ‘중국인이냐’, ‘관등성명을 대라’는 등의 압박 끝에 조롱과 욕설을 듣는 영상이 확산했다. 참가자 간 충돌도 반복되고 있다. 송파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30분쯤 경기장 1-4문 인근에서 2명을 폭행한 30대 여성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 여성은 피해자들에게 “대진연이냐”고 묻고 실랑이가 이어지자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핸드볼경기장 봉쇄로 경기장 내 사무실을 둔 스포츠 협회들은 닷새째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오전 9시30분쯤 대한세팍타크로협회와 대한수중핀수영협회, 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 관계자가 경기장을 찾았지만 사무실엔 들어가지 못했다. 대한체육회 경기단체연합회 관계자도 오후 두 차례 출입을 요청했으나 시위대 반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연합회 측은 오후 6시 재진입을 시도했으나 역시 실패했다.
각 협회는 대회 일정이나 급여일 등을 앞두고 운영이 마비될 위기에 놓인 상태다. 일부 단체의 경우 급여 지급일이 10일인데, 지난 5일부터 행정에 차질이 생긴 상태다. 현장을 찾은 경기단체연합회 관계자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항공권 발권도 못 하고 있다”며 노트북, 일회용비밀번호(OTP) 등을 가지고 나올 수 있게 수차례 요청했으나 시위대는 “노트북과 USB로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경찰청은 이날 시위와 관련해 “시민, 기자, 경찰·소방 등을 대상으로 한 폭행·명예훼손·강요 등 명백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며 “과도한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피해를 겪은 현장 경찰관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지원과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일부 시위 참가자의 통행 제한·소지품 검사 등에 대해서도 신고를 당부했다.
시위를 관할하는 오상택 서울 송파경찰서장은 이날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경찰은 오 서장이 올해 정년을 앞둔 상황에서 지병 악화로 면직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청 공공안전차장이 시위 현장을 지휘하기로 했다.
소진영·차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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